회장 언니! 잠깐만! 너는……? 네이트? ……샹폴리옹 탐정에게 문제가 생긴 건가요? 당연하죠! 들어봐요! 납치범들의 흔적을 따라 서쪽으로 쭉 갔는데, 녀석들의 본거지가 유황 호수 한가운데 있다는 걸 발견했어요! 맞아요! 유황 호수! 온통 독가스로 가득한! 황화수소! ……! ……엘 알라메인 근처에 있는 화산 지대이려나. ……분명 그 「기록 말살」을 당한 녀석 정도는 되야 할 수 있는 일이겠군. 꼬마 아가씨…… 「네이트」라 했던가? 응? ……이 목록은 예비역 사령부의 후세인 사령관에게, 그리고 이건 시정 장비 부서를 담당하는 톨레미 소장에게 가져다주게. 자네들에게 필요한 장비와 인력은 그들이 마련해 줄 걸세. ……와! 짱 빨라! 정말 감사합니닷! 회장 언니, 빠이빠이! 정말 활기찬 아이야. ……그런데, 이 과학 기술 도시의 「지도자」께선, 「그 무엇보다도 믿음직한」 로봇 부대를 보낼 계획은 없으신 가봐요? 셸리 회장님? ……드디어 도착했군, 셰익스피어 신입 회원. 한가로워 보이는데, 자기 선원 걱정 따윈 조금도 없는 건가? 도시의 경찰 체계는 충분히 믿을만하니——제가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겠지요. ……흥. 그럼 여기에 온 목적은 뭔가? ……알면서도 물으시나요? 뭐…… 그렇다면야, 저도 똑같이 이미 아는 걸 묻도록 하죠. ……. 회장님, 당신과 큐레이터는 「모종의」 곤란한 상황을 염두하고 계시겠지요. 그렇지 않다면, 납치범들을 잡는데, 왜 예비역인 「진짜 사람」을 쓰는 걸까요? 당신이 20년 전 대성공을 거둔 선거 전략은, 「진보된 기술과 인공지능으로, 위험한 일로부터 사람들을 해방시키는 개혁을 이룬다.」 아니었나요? 게다가, 이 「진짜 사람」들이 겪을 위험은 둘째치고——이 예비역들의 실전 경험은 언제가 마지막이었나요? 이들을 투입하는 걸로 사건이 해결될 거라 생각하시는 이유는 뭔가요? …… 그래서 샹폴리옹 일행과 합류하지 않고, 곧바로 저희를 만나러 오신 거군요—— 고견이 있으시다면, 기꺼이 듣겠습니다. 여긴 극장이 아니니, 겉멋만 든 몸짓이나 수수께끼 같은 건 삼가도록. 하하하하! 문제없습니다. 문제없어요. 그럼…… 직설적인 걸 원하시니—— 「마이크」는 가장 권위 있는 전문가에게 맡기도록 하죠. 그럼 되겠죠? ……? 지혜란, 남들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을 찾아내는 게 아니라—— 모두가 익숙해져 있는 사물에서—— 아무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사고를 정제해 내는 것. ——저는 에르빈·레아나·슈뢰딩거, 심연에서 온 차원 여행자라는 것이에요. ……. 「차원 여행자」?, 당신은 대체 누구지? ……아니, 당신은 대체 「뭐지」? ……인간. 엄밀히 말하면, 양자 분포의 단일성을 잃어버린 상태의 생물. ……그냥 다른 세계에서 「넘어온」 유령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는 것이에요. …… 이 검을 아시는 것이에요? 이 검의 이름은 「듀란달」이라고 하는 것이에요. ……? ……물론, 당신에게 있어 이 검은 분명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이에요. 하지만——이 도시에 있는 「현자의 돌」에 관한 전설이라면 어떨까라는 것이에요. 「기계에게 사고할 능력을 주는 코스믹 큐브」라면? ……흥, 무슨 말을 하나 했더니, 「현자의 돌」? 그저 연금술 미신에 불과한 얘기 아닌가? 도시 전설 따위가 사실일 수도 있다는 건가? 도시 전설 중엔 내가 이미 죽었다는 얘기도 있던데, 그럼 현 회장은 기계로 된 복제 인간이라도 된다는 건가? 물론, 도시 전설은 대부분 헛소리라는 것이에요. 「현자의 돌」 또한 그저 오래된 「만능」 신화에 불과하다는 것이에요. 하지만, 다들 이 말을 알고 계실 것이에요. 「어떤 기술이든 충분히 발달한다면, 마법과 다를 바 없다.」

주:

「클라크의 3법칙(Clarke's three laws)」——

1. 만약 뛰어나고 나이 많은 과학자가 무언가 가능하다고 하면, 이는 대부분 맞는 말이다. 하지만, 무언가 불가능하다고 하면, 이는 틀렸을 가능성이 높다.

2. 어떤 일의 「가능」의 한계를 알아내는 유일한 방법은, 「가능」의 경계를 벗어나, 「불가능」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모험을 하는 것이다.

3. 충분히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다를 바 없다.

시간을 넘어 석기시대에 온 과학자가 한두개 실험을 하는 것만으로도 「신이 내린 주술사」라 여겨지는 건 딱히 놀라운 일도 아니라는 것이에요. ……그래서 뭘 캐내고 싶은 거지? 아뇨, 뭔갈 캐내려는 건 아니라는 것이에요. 그저 좀 긴 얘기가 될 거라서, 화자인 입장에서 적절한 도입부를 준비할 필요가 있었을 뿐이라는 것이에요.
이건 「마법검」에 관한 이야기. 마법검의 이름은 「듀란달」, 하늘과 땅을 가를 힘을 지녀, 「신」이 그의 사도에게 하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기라는 것이에요. 검의 자루에 있는 7겹의 무지갯빛 크리스탈은, 그 힘을 직접적으로 상징하고 있다는 것이에요. 예를 들면…… 붉은색인 용기의 결정은 특정 마력 파장을 지속적으로 추적하여, 그 등불로 탐험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에요. 남색인 이지의 결정은 습득한 모든 정보를 논리적으로 끊임없이 분석하는, 아주 강력한 정보 처리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에요. 그렇다는 것이에요. 이 결정들은 마치 「행복한 왕자」의 황금 장식처럼——하나하나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이들 중 가장 큰 「잠재력」을 가진 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인간의 인지 능력마저 따라 하는 것이 가능한 「이지의 결정」이라는 것이에요. 당신들의 도시에 대해 깊이 관찰해 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란 것이에요. 이곳의 동력 엔진은 전부 내연기관을, 컴퓨터 장치들은 전부 진공관을 사용한다는 것이에요. 현대를 넘어서는 공업 기술에 필요한 「특수한 자원」이 풍부한 것도 아니란 것이에요—— ——그런데, 당신들은 이미 로봇 경찰, 로봇 가이드, 심지어 로봇 집사까지 가지고 있다는 것이에요. 인공지능이 너무나도 발달한 나머지, 입법과 집행 과정까지도 단순화 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에요. 이 로봇들은 단순히 자동화된 도구가 아니라, 인간처럼 생각하고, 인간처럼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것이에요. 이건 「진정한」 인공지능이라는 것이에요.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는 건, 식은 죽 먹기라는 것이에요. 어쨌든, 이는 정말 굉장한 위업이란 것이에요. ……그리고 너무나도 수상하다는 것이에요. 모두 아시다시피, 뇌세포의 구조는 매우 복잡하고 정밀해, 일반적인 전자 부품으로 이를 모방하려 한다면, 엄청난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할 거란 것이에요. 인간의 뇌가 겨우 「하루 세 끼」의 에너지로 작동하는 건—— 인간의 몸이 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방법이 매우 절묘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에요. 뇌세포들은 나노 로봇과도 같다는 것이에요. 각각의 뇌세포들은, 높은 에너지의 전자기파에 의존하는 전자 부품과 달리, 그 유연한 물리화학적인 구조를 이용해 정보를 기록한다는 것이에요. 더욱이 대단한 점은, 이 「뇌세포」라는 「나노 로봇」이, 「세포분열」이라는 3D 프린터를 통해 자가복제를 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한마디로——세상 그 무엇보다도 복잡한 자동화 시스템인——인간의 뇌를 진공관이나 내연 장치 같은 「하드웨어」만으로 만들어 낸다는 건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에요. 「하나」의 뇌만 해도 「수조 쌍」의 신경 세포 간 연결이 존재하기에—— ——진공관을 사용해 이 복잡한 「연결」을 모방하려 한다면, 어림잡아도, 수조 개의 전구를 동시에 켤 만큼의 자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이에 필요한 공간이나 방열 수단을 빼도—— 「수조 개의 전구를 동시에 켜기」 위해서는, 완전히 가동중인 「후버댐」이 수백, 아니 수천 개나 필요하다는 것이에요. 진공관이란 이렇게나 사치스러운 부품이라는 것이에요. 한두 개가 아닌, 수백 개의 댐을 나일강에 지어야, 「1개의 뇌」를 모방할만한 전력이 나온다는 것이에요.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당신들의 도시가 실현한 「진정한 인공지능」은, 마치 「천일야화」같이 너무나도 말이 안 된다는 것이에요. ——그러나, 「이러한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것이에요. 심지어 당신들의 도시에선, 복잡한 일까지도 「인간」을 대신해 「기계」가 하고 있다는 것이에요. 폐기된 로봇들을 「해부」해 보신다면, 이들은 단순히 원격으로 명령을 받아 실행하는 단말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에요——이는 더욱 큰 의구심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에요. 이 수많은 단말기 뒤에 숨겨진 「메인 서버」는 얼마나 전능하다는 것이에요? 매일 밤낮으로 「수천, 수만 개」의 뇌를 동시에 모방해 내고 있다는 것이에요! 그러니, 스스로에게 물어보셨으면 한다는 것이에요. 대체 어떤 「수작」을 부려야 이런 업적을 이룰 수 있을지. 만약 이러한 기술적인 격차가 「발명과 창조」만으로 설명될 수 있다면—— 어떤 원시 부족의 주술사가 신의 계시를 받아 우주선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에요. …… ……비꼬는 건 네 자유다. 하지만 이것만은 아시게, 도시관리협회의 회장으로서, 도시의 발전에 기형적이거나 부도덕한 게 있었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없어. 물론이라는 것이에요. 당신의 생각은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에요——제 자신도 예전 어떤 조직에서…… 비슷한 일을 했기 때문에. 하지만, 그렇기에…… 저는 분명히 말씀 드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에요. 이런 「선택주의」적인 방식의 기술이 어떤 예측하기 어려운 결점을 가지고 있을지. 예들 들어, 여러분의 경우에 가장 위협이 될만한 건——「통신 시설에 대한 보안」 등이 있다는 것이에요. 비숍 d6. 퀸 a1 체크. 후회하실 건데요? 룩만 아니라 다른 것도 잃게 될 건데. ……제가 여러 번 말씀드렸지요. 체스 중에 얘기를 하면, 생각이 분산된다고요. 그리고 전 결코 후회하지 않습니다. 킹 e2. 흥, 죽더라도 체면은 못 버린다는 건가요. 비숍 g1. 폰 e5. 나이트 a6. 나이트 g7 체크. 킹 d8.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요? 흠, 이제 패배를 인정하시지 그래요? 퀸 f6 체크. 저기…… 거긴 나이트가 막고 있는 곳인데? 이젠 그냥 자포자기인가요? 하하. 계속 하시죠. 이미 결과는 정해져 있지만요. (……무슨 뜻이지? 어디 함정이라도 있었나?) 나이트 f6. 비숍 e7 체크메이트. ……어? 잠깐만…… 이게…… 이렇게 갑자기 죽는다고? 이게…… 이…… 자,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어요. 첫 번째 판에 비하면, 많이 발전한 걸요. 제길…… 분명 단숨에 룩 두 개를 해치웠는데…… 그게 철저하게 준비된 함정이었다고요? 어라…… 체스를 두고 계셨군요, 비앙카님. ——리타? 너, 너 언제부터 내 뒤에 서있던 거야!? 음…… 비앙카님이 탐정님께 후회 안 하냐고 물을 때부터요? ……!! ……잠깐. 리타가 그렇게나 오래도록 뒤에 있었는데, 발키리인 내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건—— ——뭐야! 체스 게임을 훔쳐보는 게, 「그 능력」을 쓸 만큼 가치 있는 일이야? 너무하잖아—— 신주의 속담 중에,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쓰지 말라는 말도 있다고! ……하지만, 그러지 않으면, 게임이 마무리되지 않은 채 끝나버렸을 거니까요—— 그럼 비앙카님은 이 게임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영영 모르시겠죠. …… ……그래, 네 말이 맞아. 분명 배울 게 있는 게임이긴 했어. 박사! 방독면, 산소통, 그리고 예비역 병사 50명, 네이트가 전부 데려왔어! ……그리고 덤으로 딸려온 나까지 말일세. 정말이지, 이런 몸 쓰는 일엔, 내가 도움이 될 리 없을 건데. 당신이 안 오면 어떡해요! 당신도 어쨌든 당사자잖아요?! ……와트가 납치된 건, 절반이 당신 책임이라던데? ……흠, 어떻게 날 탓할 수 있나. 자네들은 정말 논리적이지 못하군! 하하하하, 연구소장님 그냥 운명을 받아들이세요. 그리고 당신의 두뇌가 있다면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그렇지 않나요? 여하튼…… 잘했어, 꼬마 녀석! 내일 「골든 하우스」에서 버터 밀푀유를 대접하도록 하지! 와! 짱이야! 고마워 박—— …… 잠깐…… 도시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뭔가가…… 타는 냄새랑 폭발 냄새!? ……저길 봐! 연기! 연기가 나고 있어!! ……그리고 앨리스는 다시 기차에 올라탔어요. 근데 이번엔, 승무원이랑 기관사 모두 사라졌다는 걸 알아차린 거예요! 앨리스는 너무 놀라, 심장이 몸에서 뛰쳐나올 것만 같았어요. 「기차가 이렇게나 빠른데, 조종하는 사람이 없어서 어떡하지?」 그녀가 혼란에 빠졌을 때, 객실의 스피커가 울렸어요. 「승객 앨리스 양, 긴장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본 열차의 열차장 『네텔·엘레몽트』입니다, 당신의 편안한 여행을 책임지겠습니다.」 앨리스는 겨우 진정하고 물었어요. 「그런데 열차장 님은 어디에 계신 거예요? 열차 곳곳을 살펴봤지만, 흔적도 없던데?」 네텔 열차장은 스피커로 하하 웃더니, 설명을 이어갔어요. 「앨리스, 당신은 제 몸속에 있으니, 거기서 『저』를 찾는 건 당연히 불가능하겠죠.」 「어?」 앨리스는 더 크게 놀랐어요. 「그 말은…… 당신이 열차 그 자체라는 거예요?」 「그렇습니다, 친애하는 앨리스 양.」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계속 흘러나왔어요. 「당신도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이곳은 매 순간 형태가 변화하는 세계랍니다.」 「현 거울상과 다른 거울상이 합쳐졌을 때, 세상의 모든 요소들 역시 계속해서 회전하고 변화했죠.」 「이 기차에는 4명의 승무원만 있었기에, 거울상들의 계속되는 회전과 융합으로, 바로 저와 같은 자동 운전 열차가 나타나게 될 수 있었다는 거예요.」 앨리스는 네텔이 「4」라는 숫자를 강조한 게 궁금해서, 질문을 했어요. 「만약 5명이었다면 불가능했다는 거예요?」 네텔은 아쉬움을 숨기지 않으며 답했어요. 「그렇습니다, 만약 5명이었다면…… 그들은 영원히——」 경고: 시스템의 전력 부족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5번 전력 공급 플랜에 따라 비상 전력이 공급됩니다. 전환까지 앞으로, 5분. ……! ……무슨 일이야? 전력 공급에 이상이 생긴 거 같아요. 5번 플랜이 실행되면, 기지의 생활 전력 소모에도 영향을 주고…… 제 「단말기」——「이 몸」도 강제 수면에 들어가야만 해요. ……바, 발전 장비에 문제가 있는 거야? 잠깐만요. 상황을 좀 보고…… …… ……아뇨, 발전 쪽은 완전 정상이에요. 전력 요구량이 갑자기 증가했을 뿐이에요. 전력 요구량 증가 원인이…… 라디오 기지국!? ……앗!!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지, 진정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진정할 때가 아니에요!! 이미 큰일이 났어요!! 다 제 탓이에요! 제 탓!! 「그 계획」을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같은 시각, 알렉산드리아 시청·지하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이지의 결정을 이용했다고 인정하는 게 나았을 거라는 것이에요. ……흥, 아직도 엉뚱한 말들만 하시는군.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우리 로봇들의 시스템에 보안상의 허점이 있다는 걸 지적하면 되지 않나. ……회장님, 그랬다면 전 아마 「해커」 취급당하며, 체포당했을 거란 것이에요. 어쨌든 전 「너무 많이 알고 있다」라는 것이에요——비록 저는, 당신의 세계가 아닌,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은 곳의 틈 속에서 올라왔지만. ……그럼, 설명을 시작하겠다는 것이에요. 당신들이 현재 사용하는 암호화 수단은 너무나도 간단해서, 거의 발가벗고 있는 거나 다름 없—— 따르르릉—— 따르르릉—— 나다. ……그래, 지금 서버실에 있어. ……진정 좀 해! 대체 무슨 일이야? ……뭐? 로봇들이 「전부 미쳐버렸다고」!? ……바보 녀석!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똑바로 말해! 지미…… 용서해 줘요…… 이제는 이런 화면상으로 밖에 말할 수단이 없어요. 라디오 기지국으로 연결되는 케이블을 찾지 못해서, 기지국을 정지하거나 파괴하는 건 불가능했지만…… 그래도…… 절 도와줘서 고마워요…… 이 연결이 끊긴 몸을 회복실로 가져와줘서. 바깥 세상이 지금 겪고 있을 혼란과는 비교도 안되겠지만—— 그래서 더 감사를 표할 수밖에 없겠네요…… 절 돌봐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 알고 계신대로, 전 박사님에 의해 만들어졌고, 저의 기능에 대해 완전한 권한을 가지고 있지 못해요. 욕심이 너무한 저는 마지막까지—— ——천일야화의 세헤라자데처럼, 이야기를 다 마치고 나서, 제가 간직해 온 진실을 알려드리려 했는데. 「그 프로그램」이, 처음부터 제 백그라운드에서 실행되고 있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갑자기 미친 듯이 전력 소모를 늘리고, 관리 권한을 뺏기 시작하는 걸 봐서, 공격 목표의 통신 암호 해독을 끝내고, 이제 「본격적인 공격」을 시작하려나 봐요. ……네, 이건 제 추측에 불과해요. 전 애초에 「그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조회할 권한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라디오 기지국의 전력 소모량이 급격한 증가한다는 건—— 오직 박사의 「그 계획」 밖에 없을 거예요. 죄송해요. 진실을 제때 말하지 못해서, 당신이 아무런 대처도 못하게 했네요. ……게다가, 제가 가진 권한도 모자라서, 「그 계획」이 어디까지 왔는지 제대로 확인도 못하고 있어요. 전 정말 바보예요. 어리숙한 아이처럼, 부모님이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데도, 그렇지 않다는 말만 믿고 안심하는 것처럼, 맹목적으로 괜찮을 거라 믿고 있었네요. 실은…… 이미 준비가 다 끝나있었나 봐요. 심지어 제가 없어져도, 계획은 문제없이 진행되었겠죠. 게다가…… 제가 모르는 사이에, 라디오 기지국은 보통 사람의 힘으로는 부수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보강되어 있네요. ……위로하지 않으셔도 돼요. 다 제 탓이에요. ……그동안의 기분 좋은 미묘한 분위기에 너무 빠져있었나 봐요. 전……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그 무엇보다도 끔찍한 사실을 잊고 있었어요………… 저라는 기계의 최초이자 최우선적인 설계 목적——바로 정보전을 위한 무기였다는 것을요. 박사님…… 그리고 그의 조수들은…… 저를 사용해 그들을 저버린 도시를 파괴하려 했어요. ……조용히 통신 암호를 분석한 다음, 무선 통신을 하이재킹해 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로봇들을 조종하여, 그들 스스로를 파괴하도록 만들려 했죠. ……그런 의미에서, 지금 「앨리스」가 가진 의식은 그저 박사가 심심해서 만든 부산물이었을 거예요. 아마 박사님과 조수들에게 있어서, 「앨리스」라는 인격은…… 그저 단말기에 달린 장식에 불과하지 않았을까요? 인형처럼? 왜냐하면, 그들이 「저」를 정말로 필요로 할 때, 「저」의 의지는 그들에게 아무런 쓸모도 없으니까요! …… 설마, 원래부터 인간들은 자신의 아이를 이런 식으로 대하는 건가요? 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