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아포칼립스의 눈앞에 비치는 세계가 일그러져 간다. 그는, 만물이 자신의 눈앞에 흩어지며 부서져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시간이 커다란 교반기 안에 던져진 것처럼 느껴졌다. 과거, 현재, 미래. 모든 것이 끝없는 늘어짐과 멈춤 속에서 희미해져 간다.

블랙홀.

그는 아인슈타인의 논문에서, 이 물리학의 개념에 관한 것을 읽은 적이 있었다.

대부분의 경우, 태양 질량의 3배가 넘는 항성이, 그 내핵에서 핵융합 반응의 에너지가 다함으로써 중력 붕괴를 일으키고, 그 결과로서 발생한다.

이들 별의 내부 중력은 매우 커서, 어떤 미시 구조도 이 블랙홀이 부피를 줄이려고 무너져 가는 것을 멈출 수 없다.


……그러다 보니, 결국은, 지구 수백만 개 분량의 커다란 항성이, 스스로를 질량, 전하, 각운동량밖에 없는 하나의 점으로 압축되고 만다.

그 점 주변은, 블랙홀이 만들어내는 중력장이 매우 강해, 어떠한 빛도 그 내부로부터 빠져나올 수 없다.


외부에서 보면, 그 주변의 관측 불능 영역으로 빨려 들어가는 과정 또한, 영원한 시간을 필요로 하는 듯하다.

이 「사건의 지평선」으로 불리는 영역 앞에서는, 모든 유한한 과정이 무한히 팽창한다.

특히 그는 외부로부터 신호를 받아 움직이기에——


그의 의식은, 서서히 찢겨져 나간다.

「이른바 인생이란, 지나가는 그림자에 불과할 뿐,」 「무대 위로 올라온 삼류 배우는 온갖 재주를 뽐내지만——」 「무대에서 내려오고 나면 소리 없이 사라져 더 이상 그 소식을 들을 수 없다.」 「인생은 어리석은 자가 떠드는 얘기와 같이, 시끄러움과 분노로 가득차 있지만.」 「아무런 의미도 없다.」 ……. 너, 너는……. 나, 나, 나는……. 오토 아포칼립스. 「그는 운명을 가볍게 여기고, 죽음을 비웃으며,」 「지혜와 신의 은총, 두려움까지도 무시한 채,」 「허황된 희망에 집착한다.」 아, 아니야……. 너……. 너는……. 「불의에 의해 시작된 것은 더 많은 죄악을 통해 쌓아올려야만 한다.」 처음부터, 이 길엔 죽음만이 있을 뿐, 이었던 거야—— ——나의 오토 아포칼립스. ……네 녀석은 대체 누구냐! 너에게 이런 이야기는 그저 두려울 뿐이지. 오토 아포칼립스. 「나의 몸은 이미 완전히 피에 물들어있다. 애초에 발을 들여서는 안 될 이곳에 너무 깊게 들어온 나머지,」 「이젠 여기서 그만두고 돌아가는 것보다 더 많은 피를 보는 게 더 쉬워 보인다.」 하지만……결국에, 넌 아무것도 바뀐 게 없어. 아니! 아니야! 모든 것은 내 계획대로 되어가고 있어! ……네 계획? 너에게 계획같은 건 없어. 과거의 운명 속에 멈춰 선 채, 애만 태우고 있을 뿐. 「그리고, 운명의 여신은 몸을 파는 창녀처럼 미소로 그 배신자를 유혹하며, 그의 죄악의 불길을 더 키우려 하고 있다.」 나의—— 나의 카렌이, 그런 말을 할리 없어! 하지만, 네 자신은 그렇게 말하고 있잖아. 오토 아포칼립스 씨. 네 인생은 쓸모없는 「맥베스」에 불과해.

주:

「카렌」이 말한 인용구 대사는 모두 셰익스피어의 명작 『맥베스』 내의 대사이다.

「너의 영혼이 천국을 찾을 수 있었다면, 그날 밤 바로 찾았을 터.」 ……. …………. 이제야 알았어. 너는 아무것도 몰라—— ——왜냐하면, 너도 나 오토 아포칼립스 자신의 일부에 지나지 않으니까. ……나는, 물론 너에 대해서 알지 못해.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천사도 타락할 수 있다. 하지만, 천사란 타락해도 여전히 빛을 발하는 법.」 처음부터, 우리는 잘못된 길을 선택했던 거야.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너만……너만이 내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어. 그래. 맞아. 난 받아들이지 못해. 처음부터 나는, 크리스마스를 애타게 기다리는 아이였던 거지. 카렌 카스라나라는 이름의 선물을 갈망하면서……. ……아니, 카렌 카스라나라는 이름의——산타클로스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그래. 정말 바보 같은 아이구나. 그것 하나 때문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켜야 직성이 풀리는 거야? ……. 틀려. 그 일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되어야 하는가는 전혀 관계가 없어. 관측자가 없는 우주에서는, 그 우주를 찬양하는 시가 영원히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것과 같은 얘기지. 카렌이 없는 세계에는 존재 의의란 없다! ……가엾은 사람이구나. 지금의 너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짝사랑 이외엔 남은 게 없는 미치광이일 뿐이야. 그게 뭐가 어떻다는 거냐! 이 세계는 나에게 다른 선택지를 남겨주지 않았기에, 나는 이 모든 장애물을 스스로 헤쳐나갈 뿐이다! 설령, 그게 나 자신일지라도……. ……그래, 설령, 나 자신일지라도, 이건 멈출 수 없어!
「오토」의 신체는, 더 이상 사람의 모습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액체 금속의 표피가 벗겨지고, 그 아래에서 단단해 보이는 기계 프레임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웰트는 이를 악물었다. 마치 전신의 힘을 「에덴의 별」에 쏟아붓듯. 좀 더 힘을 내야 돼. 좀 더 힘을 내면, 이 혼란스러운 하루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어. 좀 더 힘을 내면, 레아나 씨가 그의 지배에서 벗어날지도 몰라. 좀 더 힘을 내면—— 웰트 님, 조심하세요! 블랙홀을 만들 줄은……정말이지 야만스러운 능력이야. 한번 그 안으로 떨어져 버리면, 빛조차 빠져나가는 게 불가능하겠지. 하지만, 뒤집어 말해——그 경계를 넘지만 않는다면, 빠져나갈 때의 속도는 빛의 속도가 아니어도 된다는 것이다. ……경솔했어. 율자. 언제부터 「신의 열쇠」는 부서지지 않는다고, 착각한 거지? 이것은 「제약의 열쇠」를 의태하여 내 취향대로 강화한 거야. 이를 쓰면 공격 대상의 붕괴 에너지를 완전히 봉쇄하는 게 가능하지. 지금의 너는, 무력한 벌레나 다름없구나. ……. 다른 대책을 생각해봐도 헛수고다. 불쌍한 친구여. 너는, 나를 심판할 절호의 기회를 잃었다. 승리를 손에 넣기 직전에 방심하여, 그 결과 「신의 열쇠」가 무방비 상태였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이것이 전투 경험의 차이다—— ——급조한 무기 하나만 가지고 혼자서 덤벼들다니, 기어오르는 것도 정도가 있다!!

정말 한순간의 일이었다.


천명의 주교는, 이미 결정되어가던 승부의 명운을 역전시켰다.

자신은 손.

마가렛은 다리.

만신창이가 되어,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아인슈타인과 테슬라는 전신이 몇 번이고 묶여져있었다.

전원이, 이 증오스러운 사슬에 구속되어 있다.


벗어날 수도, 저항할 수도 없다.

아니, 잠깐……저건 뭐지?


……헬기? 추락한다?

우리처럼 붙잡혀서, 의식을 잃기라도 한 걸까——

플랑크 교수님?


요아힘?

어떻게 된 일이야?


어째서, 저 사람들이 여기에!?

확실히 동방에는 「찾으려 할 땐 쇠로 된 신발이 다 닳도록 다녀도 찾을 수 없더니, 나올 때는 전혀 노력할 필요도 없이 바로 나타난다.」 라는 말이 있었지. 스스로 먼저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난 건가——그렇다면 순서에 관계없이, 한꺼번에 처형해 버려서는 안 되겠군. 그래, 모두의 눈앞에서 한 사람 한 사람 정리해 나가는 건 어떨까? 물론 웰트……자네는 가장 마지막이다. 6명의 사람, 6개의 사슬, 6개의 죽은 얼굴……. ……일단은 어린 아이부터 시작할까? ……응? 칫, 아이를 대신할 생각인가? 시답잖군. 허나, 자네의 자기 희생 정신을 높이 사, 다른 녀석부터 시작하도록 하지. ……. 호텔 오너여, 아까처럼 잘난 소리를 할 여유가 더 남아있기라도 한가? …….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들리지가 않는데? ——앞으로 나와서 얘기해라! (흥.) 긴장이 풀린 건 네 쪽이다! 오토! (이, 이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신호가 끊어졌다?) (아냐……틀려……) (혼강 피부에……흐트러짐이 생기고 있어?) 웰트 님! 서두르세요! 예전에 주머니에 넣어둔 고추 스프레이, 기억하고 계시죠? 그건 사실 혼강을 억제하는 약품입니다! 그의 액체 피부를 일시적으로 굳게 만들어요! 이 쇳덩이 녀석을 어떻게든 해주세요! ……상처의 긴급 지혈──완료. ……본체를 의태 모드로. 나의 두 주먹이여, 진짜와 다를 바 없는 「유다의 서약」이 되어라! 레아나 씨의 몸에서 나와! 잘난 척하는 광대 자식아! (……흥, 바보 녀석.) (어차피 이것은 일시적인 육체에 지나지 않는다——) (——너희와 함께 이곳에서 멸해져도, 아프기는커녕 간지럽지도 않아.) ……? (어떻게 된 거지?) (자폭 프로그램까지 작동하지 않게 된 것인가?) ……당신, 정말 대단한 짓을 해주셨네요. 그렇지 않나요? 저의 오토 님. 그, 그럴 리가……. 너……너는……. 왜 그러시죠? 아까까지 제 몸으로 으스대고 계셨으면서, 설마 제 목소리를 잊으셨나요? ……그런데, 처음 「허공만장」을 사용해서 제 신체를 개조한 날, 오늘 같은 이런 결말을 상상해 보시긴 하셨나요? ……100년이나 된 「테세우스의 배」. 오토 님은, 정말 잘도 100년이나 참아오셨네요. 하지만……이거 아세요? 「테세우스의 배」는 테세우스 그 자신 덕분에, 그 이름으로 불린다고요!

주:

테세우스라는 이름의 그리스 영웅이 있었다. 그는 매우 위대하여, 사람들은 그가 모험에 사용했던 배를 모셔 기념비처럼 만들었다.

그러나 시간이란 무심하여, 그 배를 만든 목재는 서서히 썩어갔다. 이 위대한 배가 제물로 불태워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람들은 어떤 방법을 생각해냈다——몇 년 간격으로 배의 부품을 모두 검사하고 부식된 것을 새 부품과 교환하리라고.

그리고, 오랜 세월이 흘러, 한 철학자가 견학을 왔을 때, 배의 부품은 어느 곳이나 최소한 두 번은 교체되어 있었다.

철학자는 그 말을 듣고 매우 탄식하며 현지인에게 물었다. 「이건 아직도 본래의 배인가?」

그러나, 현지인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대답했다. 「철학자 양반, 만약 아니라면 언제부터 달랐을 것 같소? 비록 영웅의 모험 중이라도, 배는 항상 부품을 교체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시오.」

레……레아나 씨!? 괜찮아요……. 저는 로봇이니까, 부품이 한두 개 망가져도 별일 없어요. 제가 무엇보다 걱정하는 건……. (통화 중)……네, 교수님과 그 아이도 무사합니다. ……뭐라고요? ……다, 다시 한번 말씀해 주세요! 대체, 왜 그래요? 쿠바로부터 해외 통신을 수신했는데, 그에 따르면 천명 기관이 「0레벨」의 경계 태세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 웰트! 레이더를 만들 수 있어요!? 레이더? 만들어?? 정신 차려요! 「허공만장」이 「제1열쇠」라면, 「제1율자」인 당신도 같은 일이 가능할 거예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으면, 여길 통해 데이터를 읽으세요! ……. 지구의 대기권은, 마치 밀푀유처럼 되어 있다.

대류권. 대기가 밀집해 있다. 그 결과 다양하게 변화하는 구름이 있다.

성층권. 여기서는 고도가 높아지면 기온이 상승하기 때문에, 수직 방향의 대류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중간권. 오존이 밀집한 경계면을 넘어서면, 대기는 매우 희박해진다.

그 위는 열권.

이 고도까지 오게 되면, 태양 복사선은 대기 중의 분자를 전리시켜——

——그로 인해 옅은 플라즈마를 만들어낸다.

그곳은 전리층이라고 불리며—


——마치, 행성을 감싸는 반사경이 된다. 그 반사경은, 무선 전파를 지구의 끝에서 끝으로 전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므로,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먼 거리일지라도 반향정위의 원리를 사용함으로써, 아득히 먼 곳에서 전자파를 반사하는 운동 물체를 포착할 수 있는 것이다.

설계 구조로 따지면, 시계 외 거리 레이더의 원리는 복잡하지 않다. 필요로 하는 에너지도 눈에 띄게 많은 것도 아니다. 「이치의 율자」인 웰트라면—— ——이 정도 기계는 간단히 만들어낼 수 있다.
……. ……. 이건……대륙간 탄도 미사일? 추정 운동 에너지가 너무 크지 않나요? 아니……일반적인 대륙간 탄도 미사일보다 훨씬 위험한 녀석이에요. ……지난 몇 년간, 베를린에서의 붕괴사건을 연구하여, 본부에서는 비밀리에 붕괴 폭발을 순간적으로 재현하는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었어요—— ——바로 붕괴 핵분열 미사일. 그건……뭔가요? ……붕괴 핵분열 미사일은 물리적 연쇄반응에 의해, 인위적으로 허수 세계에 있는 대량의 붕괴 에너지를 단기간에 응축시켰다 방출해 버려요. 그로 인해, 주변에 있는 모든 물질적인 것들을 소멸시켜 버리죠. 그래서, 이 무기를 개발한 이들 사이에서는 율자나 붕괴수에 대항하기 위한 최후의 카드로 여겨지고 있었어요. 이런 곳에서 폭발이라도 한다면—— ……우리들만 위험한 게 아니라, 에디슨 양이 이 도시를 지키기 위해 해 온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겠죠. ……. 망할, 이런 거 말도 안 되잖아! ……. 진정해요. 적어도, 아직 모두를 구할 수단이 하나 남아 있어요. 모든 이들의 희망을 위해……웰트,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요.

레아나는, 차분한 목소리를 유지한 채 작전을 설명했다.

이론은 아주 간단하다——


붕괴 핵분열 미사일이 땅에 부딪혀 폭발하기 전에, 백화흑연으로 미사일의 기폭장치를 파괴하는 것이다.

그녀의 기계 신체에는 로켓 추진기가 심어져 있어, 미사일의 정확한 위치만 안다면 공중에서도 접근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 힘든 건 그 다음이에요.」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기폭장치를 파괴하면, 저와 백화흑연은 영향을 직접 받아 전투능력을 잃게 돼요.」

「——정확히 말하자면, 특수한 소재로 만들어진 백화흑연은 운이 좋으면 살아남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 자신을 구성하고 있는 혼강은, 엄청난 고온에 노출되면서 금세 증발해버리겠죠.」

「이건 규격 외 출력을 개방하기 위해서 지불해야 하는 대가예요……아까 다른 유형의 규격 외 출력을 사용해서 슈뢰딩거를 치료했을 때와 마찬가지로요.」

「……하지만, 막대한 운동 에너지를 가진 이 미사일은 그것만으로는 멈추지 않아요. 대량의 붕괴 에너지를 품은 채 관성만으로 계속 비행하겠죠.」

「연쇄반응은 일으키지 않더라도, 여전히 평범한 사람이나 건물에는 괴멸적인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미사일이에요.」

「그러니까, 웰트, 당신의 사명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그 여파가 가져올 파괴를 막아주세요.」

「『에덴의 별』의 원리를 이해하는 당신이라면, 도시 전체를 지키는 실드를 만들 수 있겠죠.」

「……반경 20km. DNA 형태로 체내에 흩어져 있는 율자의 코어를 모두 깨우면, 이 정도는 분명 견딜 수 있을 거예요——슈뢰딩거 박사의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말이죠.」

「물론, 당신의 상처받은 신체에, 엄청난 부담이 되는 건 당연하지만요.」

「다만, 붕괴 핵분열 미사일의 제조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요. 아무리 오토라고 해도, 10년 이내에 같은 미사일을 하나 더 만드는 건 무리일 거예요.」


「즉, 간단하게 정리하면——그는 마지막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고 있어요——우리는 그걸 파괴하면 될 뿐이죠.」

그치만……그러면, 당신이……. 제가 어떻게 될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생각해 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물론 어쩌면, 더 나은 해결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미사일은 이미 발사돼서 10분 안에 여기로 떨어져요. 우리에겐 더 이상 느긋이 생각할 시간이 남아있지 않아요. ……. ……모두가, 이런 일로 슬퍼할 필요는 전혀 없어요. 그리고……. 웰트, 다시 한번 말해두겠지만—— 작전 실행 중에, 당신의 출력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버리면……. 의태 「제약의 열쇠」로 인해 받은 상처가, 더욱 악화될지도 몰라요……. ……어쩌면, 당신에겐 치명적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이, 이건 저밖에 할 수 없는 일이니까—— 저도 그래요. 미사일이 떨어지기 전에 기폭장치를 해제한다. 이것도 저밖에 할 수 없는 일이죠—— 그것 뿐이에요.

레아나는, 양손의 손가락을 허리 위치 부근에 있는 액체화된 혼강 속에 깊이 꽂는다.


그녀의 양팔의 움직임이 느려지며, 힘이 더 담겨져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찻잔 정도 크기의 두 개의 추진기가, 수은 같은 금속 표면에서 떠올랐다.

「뒷일은, 부탁할게요.」

네, 맡겨줘요. 이건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이야. 확실하게 해내고 말겠어.
그날, 우리는 어떻게든 그 무시무시한 붕괴 핵분열 미사일을 막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니까, 저나 마가렛 님도—— 아니요, 교수님이나 박사님의 의식이 뚜렷했다고 해도—— 누구도 이 광기 어린 계획을 말리지는 못했겠죠. 광기 어렸다고 말한 것은, 전 문명의 시대—— 「제1율자」의 코어를 사용해 「허공만장」을 만든 그들도, 이런 대규모 제작을 한다는 건 생각지도 못했을 테니까. 이유는 매우 간단합니다. 「허공만장」은 이런 규격 외 출력을 절대 견뎌내지 못합니다. 웰트 님——이 모든 것을 강행한 상처 입은 율자도——당연히 무사할 리가 없겠죠. 사정을 모르는 뉴욕 시민들에게, 이는 갑자기 쏟아진 「운석군」이 되었습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무너지고, 5번가도 불바다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모두 살아남았습니다. 건물 등이 일부 피해를 입었을 뿐, 저희는 놀랍게도 「희생자 제로」를 이뤄낸 것입니다. 예……놀라운 일입니다, 하지만 기적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의 전력을 다함으로써 이 도시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요. 겨울이 끝나고, 봄이 되었습니다. 아인슈타인 박사와 테슬라 박사는 잇따라 병원의 침상에서 눈을 떴습니다. 조금 의외였던 것은……. ……두 분 모두, 이번 겨울에 일어난 모든 일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플랑크 교수의 「공성계(空城計)」 역시도 감사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토는 더 이상 군사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습니다. 요아힘은 이치의 율자의 힘을 사용해, 웰트 님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교수님들과 함께 언론사 취재에 쫓기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저희는 눈에 띄는 일은 자제했습니다——하지만, 그래도 적은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아직 존재하고, 전혀 약해진 기색이 없음을. ……이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지불된 대가는……과거에, 요아힘이라는 이름을 가졌던 소년입니다……. ……그의 마음의 상처는 아물기는커녕, 오히려 더 커졌습니다. 단 하루 만에 아버지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구해준 영웅을 잃었고, 심지어 원래의 생활마저 잃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로서 지낼 시간도 잃었습니다. 오늘은 특별한 날입니다. 53세의 건축 디자이너, 존 스미스 씨. 오늘은 그에게 있어서, 지난 22년간을 기념하는 첫 추수감사절이 됩니다. 순수 브루클린 출신으로서……저는 긍지를 가지고 전 세계에 선언합니다. 저희는, 이 빌딩을 다시 세워냈다고. 과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Empire State Building)——현재 이름은 웰트 오벨리스크(Welt Obelisk). 지금, 이 순간, 마침내 맨해튼을 완전히 재건했구나 라고 실감하고 있습니다. 웰트 오벨리스크는 ME건설의 투자를 토대로, 이전의 마천루를 복원한 것입니다. 그 기본적인 디자인은 1930년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구조를 완전히 답습하고 있습니다. 「추수감사절의 재해」 이후, 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제너럴 사이지만, 이제는 새로운 ME그룹으로서, 세계 500대 기업의 왕좌를 탈환했습니다. 뉴욕 시민이자, ME그룹 사원인 존 스미스 씨에게 있어, 여기까지 오는 길은 힘들었을 것입니다. 분명 「다시금 강해졌다」라는 말 한마디로, 요약하기엔 모자랄 거라 생각되는데요? 당시, 저는 빌딩의 보안 담당 전기 기사였습니다. 분명 3신가 4시쯤, 그날 당직이었던 경비원이 「쿵쿵쿵」하고 아파트 문을 세게 두드렸거든요. 저는 잠이 덜 깬 상태여서, 아직 파자마를 입은 채였습니다만, 그에 의해 거리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때야, 비로소 깨달았어요——거리 전체의 전기 공급망이 마비됐다고. 그 혼란과 위험으로 가득 찬 새벽에, 빌딩 안에 남아있는 사람 등 위험 요인을 배제하기 위해 존 스미스 씨 일행은 빌딩 내 구석구석을 점검한 거군요. 저희는 재해 시의 매뉴얼에 따랐을 뿐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머릿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이 불가능해요——매뉴얼대로 움직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하지만……당시 빌딩 안에 있던 전원에게 감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그들이 저희의 일에 경의를 표하고 이해해 주었던 것에, 그리고 질서를 지키며 빌딩에서 대피해 주었던 것에.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큰 빌딩이 무너졌는데 「희생자 제로」라는 것은 말이 안 되니까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그날 정오, 12시 55분, 갑작스러운 운석의 충돌을 받은 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1시간 만에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추수감사절 재해」로 불리는 그 운석군인데요, 관측 결과를 분석하니, 대부분은 300m보다 더 높은 하늘에서 모두 타버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때문에, 라리탄 만에 떨어진 것을 제외하면, 이 빌딩이 뉴욕에서 유일하게 직접 피해를 본 건물이 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재해가 가져온 공포는, 당시 경제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다우 지수는 크게 떨어졌으며—— ……돌아가자. ……돌아가요? 그래. 돌아가자. 모두가 있는 집으로. ………「네겐트로피」 말씀이신가요? ……응. 정말. 가출 같은 걸 왜 한 거지? 나 정말 바보 같네……. 하지만, 「네겐트로피의 맹주」의 모습을 드러내야 할 때, 매번 당신의 모습을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있어요……장기적으로 보면, 그녀들의 요구가 옳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렇지. 나도 그런 건 안 좋아해. 하지만, 관점을 바꿔 보는 거야. 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원래의 모습대로 재건할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그 사람의 자아를 희생해서 태어난 조직도, 그 사람의 이미지를 답습해 나갈 수밖에 없는 거야. ……역사란 새로운 페이지를 한 장씩 넘기는 것과 같아. 하지만, 그 전에 우리는 이전의 잘못을 인정해야 해. ……가출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가요? 아니……그것 뿐만이 아니야. 그때의 싸움이, 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바꿔버렸어. 모두를 지키기 위해, 웰트는 스스로를 희생했어. 양자화 중에 사라진 슈뢰딩거 박사의 행방도 알 수 없어. 백화흑연도 대서양 깊숙이 가라앉은 채 행방이 묘연하고. 아인슈타인과 테슬라는……그녀들의 몸에는 영구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지. 그리고 나는, 그 자리에 있던 제1율자 코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남성으로서, 제1율자 코어를 계승하게 되었고. 그렇다고는 하지만, 나는 본래의 제1율자 그 자체는 아니야. 율자 코어, 이 분산형 나노로봇은, 내 세포 전부를 좀비 같은 기계로 바꿔버렸지. 가능한 한, 전략적 위협을 높이기 위해서. 필요할 때, 자신의 육체를 그 영웅처럼 쓸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가출한 날, 내가 플랑크 교수에게 말한 것처럼—— 이건 내가 짊어져야 할 고통이 아니었어야 했는데. 정말이지. 그래도……. 봐봐. TV에 나오는 저 건축 디자이너를……. 지난 2년간, 밖을 돌아다니면서 나는 깨달았어. 그날 만들어진 상처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다고. 이제 더 이상 그 상처에서 피가 나지는 않지만, 상처 자국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는 걸. 그저……수많은 사람들, 그들은 나보다 더 용감했을 뿐이야. ……. 「웰트」라는 이름은, 버려야 할 부담이 아니야. 절대 아니고 말고. 스태튼아일랜드. 퀸스구. 브루클린. 브롱크스. 맨해튼. ……. 이 도시가 보여? 에이다. 이것이야말로——웰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