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이렇게 된 것일까……웰트는 자신도 모르게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늘도 많이 어두워진 현재, 42실험실에는 2명의 손님, 레아나 브리간티아와 요아힘 노키안비르타넨이 있다. 한 명은 본부 내에서도 우수한 발키리, 다른 한 명은 핀란드인의 아들이다.
어떻게, 두 사람이 이곳까지 오게 된 걸까…….
아마도, 그야말로 「인연」일 것이다.
이 「인연」을 맺어준 불운한 부유 로봇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물론, 로봇에게 사고능력이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지만.
이곳이 아버지의 직장인지라, 요아힘은 42실험실에 온 적이 여러 번 있다. 매번, 천연 파마 누나와 트윈테일 누나가, 다른 평범한 아이들은 체험하기 어려운 일들을 하게 해준다. 화려한 화학용액을 만들거나, 어두운 방에서 방전코일이 내는 소리를 즐기거나, 컴퓨터 누나와 연극 연습을 하거나……다른 아이들에게 자랑할 만한 추억들이 한가득이다.
「누나들이 제일 좋아!」
――소년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웰트의 눈에는 그렇게 비쳤다.
트윈테일 누나가 여름방학 중에 준 통신기, 그것이 며칠 전에 울렸을 때도, 분명 뭔가 재미있는 일이 생길 거라고 소년은 본능적으로 느꼈을 것이다.
「어이 소년, 같이 할로윈 장난 안 할래?」
단지, 트윈테일 누나도 묘지에 숨겨둔 로봇이, 설마 우연히 성묘를 왔던 발키리 누나에게 「미지의 비행 물체」 취급을 받아, 산산조각이 날 줄은 전혀 몰랐을 것이다.
「어머……그런 줄은 전혀 모르고, 정말 죄송해요! 제대로 변상할게요」
발키리 누나가 머리 숙여 깊이 사과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요아힘도 자신이 한 일을 미안하게 생각했다.
―――적어도 웰트의 눈에는 그렇게 비쳤다.
무슨 일이 있어도 변상을 받으려는 어른을 앞에 두고, 소년은 분위기를 풀기 위해――
「레아나 누나, 사인해주세요!」
라고 말했지만…….
빨강 머리 폭군은, 이대로 물러서진 않을 것 같다.
주:
1953년 초 왓슨(James Dewey Watson)과 크릭(Francis Harry Compton Crick)은 프랭클린(Rosalind Elsie Franklin)이 촬영한 X선 회절 사진에 근거해 DNA 이중 나선 구조의 정확한 모델을 제창, 『네이처』에 논문을 발표했다(제171권 4356기 737쪽, MOLECULAR STRUCTURE OF NUCLEIC ACIDS : A Structure for Deoxyribose Nucleic Acid).
P.S. 단 1페이지의 논문으로, 서명과 참고문헌은 738쪽에 게재되어 있다.
주:
현자의 돌(Philosophers stone)의 개념은 기원후 1세기경, 헤르메스주의(Hermeticism) 문서인 『에메랄드 타블렛』(Emerald Tablet)에서 나온다.
「현자의 돌」은 연금술의 경지를 상징하고 있어, 이를 사용하면 돌을 금으로 바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불로불사의 영약이기도 하다고 여겨졌다.
주:
셰익스피어의 희곡 『줄리어스 시저』에 나오는 「Et tu, Brute?」(브루투스, 너마저?)라는 대사는 카이사르가 죽으면서, 자신을 찔러 죽인 양아들 브루투스를 향해 던진 마지막 한마디.
주:
해리 더그힐란(Harry K. Daghlian, Jr, 1921.4 ~ 1945.9)과 루이스 슬로틴(Louis Alexander Slotin, 1910.12 ~ 1946.5)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 연구소 직원으로, 이들은 불행하게도 각각 1945년 8월 21일 및 1946년 5월 21일, 잘못된 조작으로 치사량의 방사선을 맞고 사망했다.
특히 루이스 슬로틴(Louis Alexander Slotin)은 「두 손으로 원자폭탄을 분해했다」는 것으로 세상에 이름을 날렸다.
주:
「떠올라라, 아름다운 태양이여, 질투심 많은 달빛을 죽여다오, 자신을 섬기는 그 소녀가 더 아름답다고, 질투하여, 슬픔으로 창백해진 그 달빛을 죽여다오」――『로미오와 줄리엣』 셰익스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