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격.[\s]
마비마는 일격 하나만으로 승리를 취했지만, 전혀 기뻐하지 않았다.
손바닥에서 명중했다는 느낌이 전해져왔다.
마비마는 참지 못하고 나찰인을 쳐다봤고, 그의 무반응에 실망했다.
완전한 무반응…… 이었다.
나찰인의 눈은 소상을 향하고 있었다. 마치 자갈이나 먼지를 바라보는 듯.
[em italic]바로 눈앞의 어린 여자가, 눈, 코, 입 할 것 없이 피를 흘리며 쓰러졌는데, 어떻게 무반응일 수가 있는 거지?[/em]
[em italic] 아무리 남이라지만…… 어떻게 심각하게 다친 사람을 눈앞에 두고도, 조금도 동요하지 않을 수 있는 거지?[/em]
실망의 감정이 소나기처럼 쏟아내렸다.
차가운 비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마비마를 한기로 감쌌다.
그는 이 금발이 짜증 났다. 본능적으로 거부감과 염증이 치밀었다.
비유하자면, 이 나찰인은 세상의 바깥에서 떠다니는 얼음덩어리와 같았다.
무엇도 필요하지 않고, 무엇도 신경 쓰지 않는다. 이 세상이 멸망하더라도, 그것은 계속해서 떠다니며,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을 것이다.
그에 반해 마비마는——불덩어리와 같은 존재였다.
세상은 연기로 가득했고, 마비마는 그저 맹렬하게 불타고 있었다.
이 세계는 그가 불타고 있을 때만 존재할 수 있었다.
맹렬한 감정만이, 폭발적인 충동만이, 파멸적인 전투만이, 그를 존재하게 했다.
그렇게, 그 희미한 존재에서, 그 자신의 파편을 발견한다.
그 파편들이야말로, 그의 인생의 의의였다.
……
마비마는 소녀의 검을 주워, 자세히 살펴봤다.
이 검은 정말로 고검・헌원이다.
적연진인이 일곱 제자에게 나눠준 보물.
그는 헌원검을 쥐고, 무릎 꿇은 소녀를 향해 걸어갔다. 그의 걸음걸이는 느렸지만 확고함이 있었다.
싸울 의지가 없는 강자보다, 그에게 패배한 소녀 쪽이 훨씬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녀 역시 불덩이와 같았다. 새롭게 피워진 불꽃, 하지만 어떻게 타올라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고 있는.
마비마는 자신의 힘을 잘 알고 있었고, 대부분의 내공을 물러, 그녀가 중상을 입되 죽진 않도록 했다.
하지만, 그 부상은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16세에 검심 「명경」의 경지에 이르렀다……
이런 재능이라면 7검 중 13세에 「태허」의 경지에 이른 능상에 버금갈 정도였다.
게다가…… 운이 좋게도 그녀는 여자로 태어났다. 이는 태허검기를 수련하기에 최고의 조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