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는 여유롭게 천을 들추며, 가보로 내려온 그 검을 자세히 보았다. 고대검 - 헌원(軒轅). 길이는 2척 1촌, 검신은 황금색으로 양쪽에 날이 있고, 짙은 회색의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재질은 불분명했다, 정철(精鐵)도, 한강(寒鋼)도 아니었으며,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가벼운 데다, 바람에 날린 머리카락을 벨만큼 날카로워서, 그 예리함과 단단함만 따져도 명검의 반열에 들고도 남을 것이다. 어머니는 이 검을 그녀에게 물려줄 때, 이렇게 신신당부하셨다.

「이 검은 네 대사부가 남기신 물건으로, 내가 가장 아끼는 집안의 보물이다.

너는 이걸 받아, 잘 간직하거라, 절대 이 검이 몸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하여라.」

「『태허검기』의 진정한 비기는 공법(功法)에 있지 않고, 이 검 속에 있다.

검의(劍意)를 깨닫고 나면, 자연스레 이 어미의 뜻을 알게 될 것이다.」

진소의가 소녀의 볼을 만지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비기를 깨닫지 못한다 해도 괜찮단다.[\s] 검의는 난해해, 우리 일곱 중 네 사부만이 의온(意蘊)을 익히지 못하였지만, 무공의 조예에 있어서 그녀에게 비견될 이는 아무도 없다.」 어머니는 문득 한숨을 쉬었다. 「능상(凌霜)은 항상 담담하고, 이(利)를 취하는 걸 지극히 경멸하는 자이지만…… 이미 십여 년이나 흘렀으니, 인물도 변했을 것이다.」

「소상아, 헌원검을 그녀에게 건네주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그녀가 직접 요구하더라도 아니된다.[\s]

이유를 물으면, 내가 그렇게 당부했다고 말하거라.」

소상이 처음 집을 떠날 땐, 보통 난리가 아니었다. 막상 사막에 도착하고 나서는 몇 번 울고 나더니, 이내 호기심으로 가득해 사방을 어슬렁거리다, 사부를 보채가며 이런저런 잡담을 하기 시작했다.

어린 아이에게 비밀을 지켜달라는 건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그 아이는 헌원검의 일까지도 스스로 털어놓게 되었다.

어머니가 예상한 대로, 사부는 정말로 헌원검을 넘기라고 요구했다.[\s]

소상은 천성이 온순하여, 한번 생각하고는, 이내 두 손으로 그 고대검을 내밀었다.

아무렴 사부란 작자가 다섯 살짜리 꼬마를 괴롭히며, 물건을 빼앗는 그런 사람은 아니겠지?[\s]

헌원을 보일 때, 그 소녀는 마치 새 옷을 자랑하는 것처럼 가슴이 뛰었다.

「……」 사부는 헌원검을 무릎 위에 놓고 아무 말 없이 손가락으로 검 끝을 어루만지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입을 열었다. 「이것이 일곱째의 『묵염향(墨染香)』이더냐?」

일곱째…… 소상은 잠깐 멍해있다, 어머니가 사부와 같은 문파의 동문으로서, 일곱 번째 제자였다는 사실이 떠올랐다.[\s]

『묵염향』은 어머니가 사용하던 헌원검의 이름이었다.

사부의 말을 듣고서야, 그녀는 어머니가 무술을 쓰는 모습도, 무기를 꺼내 든 모습도 본 적 없다는 것이 떠올랐다. 「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그럴겁니다. 어머님께선 이게 집안의 가보라고 하셨습니다.」 「아…… 가보.」 사부는 차가운 눈길로 무릎 위의 보검을 보며,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날을 가볍게 튕겼다. 순간 멍해진 소상에겐, 마치 보검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은 아주 천천히, 천천히 오르다, 가장 높이 올라간 순간, 그 움직임을 멈추었다. 황금색의 검신 위에 쏟아지는 한줄기의 햇빛이 마치 그 검의 기이한 문양에 빨려 들어가는 듯 하더니, 곧 다채로운 색의 광휘가 뿜어져 나왔다. 「우와……」 이소상은 멍하니 보기만 했다. 잘 생각해 보면, 사실 이 검이 날았다 떨어지기까지, 고작 1초에 불과한 광경이었다.

하지만 소상의 눈에는, 한없이 긴 1초였다.[\s]

어릴 때부터 검과 함께했던 그녀였지만, 지금까지 검이라는 게 이렇게까지 아름다운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그 느린 시간 동안, 찬란하게 빛나는 헌원은 천천히 내려와,[\s]

그 검신은 소리 없이 그녀 바로 앞의 지면에 꽂혔다.

사부는 소매를 털고 일어서며 말했다. 「내일부터, 너는 검심(劍心)을 수련한다. 검심을 완전히 익히면, 다시 검형(劍形)을 연마한다. 검형이 대성하고 나면, 이 검을 들어도 좋다.」

옛일을 떠올리던 소상은 피식하고 웃음을 흘렸다.[\s]

지금의 그녀는 이 헌원을 사용할 자격이 있다.

손안의 보검을 보자, 소상은 어린 여자 아이처럼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했다.

이성이 이를 막기도 전에, 먼저 본능이 앞서나간다.[\s]

소녀는 보검을 어루만지다, 이전에 사부가 했던 것처럼, 검 끝을 손가락으로 튕겼다.

보검이 날아올라, 바람을 가르며, 공중에서 금빛의 광채를 내뿜었다. ——다음 순간, 헌원은 지붕에 부딪히더니, 바닥으로 떨어졌다. 「……망했다.」 지하실의 문이 갑자기 열리고, 빛줄기가 들어오더니, 하나의 그림자가 내려왔다. 그는 주위의 소리에 연연하지 않고, 곧바로 그녀의 방 앞으로 갔다. 이소상은 그 도적을 알아보았다. 「미안해요, 실수를 조금…… 별일 없겠죠? 시끄러웠나요?」 산적은 철창을 사이에 두고 그녀를 보더니, 별안간 험악한 웃음을 지었다. 「방주께서 널 보자신다.」 「어라…… 알겠어요.」 이소상은 자신이 배신당했다는 걸 알아차리고,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