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도로는, 수많은 물웅덩이로 가득했다. 11월의 늦가을의 추위와는 모순되게 물웅덩이에서는 전혀 차가움이 느껴지지 않는다——그러기는커녕 따뜻하다고 느껴졌다. 일찍 일어난 청둥오리가 계절을 거슬러 물웅덩이 위를 마음껏 헤엄치고 있다. 하지만……. 세상 일은, 사람의 몇 안 되는 감각 기관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울 때가 종종 있어, 자세히 보면 아름답지 않은 것들도 많다. 이 물웅덩이 밑의 도로가 그러하다. 울퉁불퉁하고, 미끄럽거나, 질척질척거리기까지……게다가 뾰족하고 단단한 것이 끼어있어 이동을 방해하기까지 한다. 타이어가 펑크 난 이유를 찾았습니다. 웰트가 소녀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본다. 커다랗고 날카롭게 벼려진 「조개껍데기」가 스포츠카의 얇은 오른쪽 뒷바퀴 타이어를 깊게 찌르고 있었다. 타이어로 인해 뒤섞여 흐려졌던 물웅덩이가 서서히 맑아져 간다. 웰트는, 거기에 꺼림칙한 생물들이 빽빽하게 자라나고 있는 것을 알아차린다. 회색처럼 보이는 흰색과 짙은 남색을 아우르는 「조개껍데기」——타이어에 박힌 것처럼 날카로운 석회질의 무언가——가 무질서하게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이것들은 대체 뭘까, 전혀 알 수 없었다. 좌우간, 지옥의 모든 악마들의 발톱을 뽑아, 정어리 떼처럼 쌓아둔다면——대충 눈앞의 광경이 될 것 같았다. 그러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이 아스팔트 노면에는 평소보다 몇 배나 더 큰 따개비들이 자라나고 있다는 거네.

주:

일반적으로, 따개비는 절지동물문, 소악강, 초갑아 강에 포함되는 동물을 가리키며, 바위 등에 들러붙어 생활을 한다. 이들은 주로 암초에 붙어있거나, 떠다니는 나무, 배 밑, 게나 조개의 껍데기에 붙어있기도 한다.

또한, 특별한 종류의 따개비는 고래의 몸에 직접 기생하기도 한다(「고래따개비」라 불린다).

세련되게 차려입은 소녀가 이를 갈며 말했다. 아무래도, 이런 빽빽하게 모여있는 갑각류를 불편해하는 듯하다. 따개비라면……해양생물 아냐? 여기……바다에서 가깝기는 한데, 그래도 무리이지 않나……? 그런거, 나도 알고 있다고! 그러니까, 더 무서운 거잖아! 육지에서는 절대로 안 보여야 하는 기분 나쁜 녀석들이, 타이어를 터뜨렸다고!? 1861년 2월 22일, 싱가포르에서 폭풍우 속, 수많은 물고기들이 하늘에서 내린 적이 있었죠. 그렇지만, 이 물웅덩이 속에 붙어있는 따개비들은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지는 않네요. ……지금 우리들이 있는 구체적인 장소가 어떻게 되죠? 포투켓 에비뉴……호프 구역. 테슬라는 손에 쥐고 있던 지도를 보며 말한다. 왼쪽으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스완 포인트 묘지」가 있어. 묘지에서 더 바깥으로 나가면, 시콩크 강의 나팔 모양처럼 생긴 하구가 나올 거야. 지금 위치에서 정찰한다면, 벤슬리 포인트에서 리피트 기념 공원으로, 거기에서 블랙스톤 공원을 잇는 삼각형으로 하는 건 어떨까—— 하지만, 핵심은 역시 그 묘지 아닌가요? 정말이지, 당신들과의 인연은 어째서 항상 묘지랑 엮여있는 건가요. 누구!? 전혀 발소리도 없이 나타난 「예상외의 손님」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특별 제작된 전투복을 걸치고 있었다. 앗……. ……레아나씨?
……어쩌면, 지금 같은 모습으로는 누군지 알아보기 어려웠으려나요? 그, 그러게……. (전투복이란게……완전히 금빛으로 번쩍이는 것도 아닌데다, 파란색이랑 흰색만 섞여있는 것도 아니네…….) 음? 무슨 일 있나요? 아, 아니. 아무것도 아냐. 그보다……레아나 씨는 왜 여기에? 본부의 발키리잖아? 아아, 그게……. 저도 당신들처럼, 실은 휴가 중이었다고라도 말해야 할까요. 어? 원래는 낸터킷 투어랑 포경 박물관에 가려고, 배 티켓을 예약해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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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터킷(Nantucket)은 미국 메사추세츠 주의 남서쪽에 위치한 섬으로 초기 포경 산업의 중심지 중 하나였다. 허먼 멜빌(Herman Melville)의 명작 『모비딕』의 포경선 「피쿼드호」(Pequod)는, 여기에서부터 포경을 위해 세계 각지를 도는 여정을 시작한다.

하지만,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어제 새벽부터 이상 사태가 발생했잖아요. ……그래서, 여러분들은요? 무기도 없이 뭘 사냥하실 생각인가요? 도로엔 어째서인지 따개비들이 자라나고 있고. 혹시, 묘지 쪽으로 가다 붕괴수라도 맞닥뜨리면 어쩔 생각이죠? 물론 대책없긴 했지만——그렇게까지 걱정하진 않아도 돼. 조금만 더 있으면 우리는 신의 열ㅅ——아니, 엄청난 힘이 손에 들어온다고. ??? ……? 앗……아니, 그……우리들 어쩌다가 현지 기관이랑 연락이 닿았거든. 어라? 그……이름이 뭐였더라? 긴급대응관리국, 프로비던스 특별연락사무소. 북미지부와 미국 정부가 공동으로 설립한 기관입니다. 그곳의 규정에 따라, 현재 테슬라는 그 기관의 임시 지휘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크흠……정리해줘서 고마워. 어쨋든, 나랑 다른 팀은 근처 대학의 중앙 운동장에서 만나기로 했어. 레아나 씨도 우리랑 같이 갈래?
키다리와 땅꼬마, 뚱보와 멸치, 다양한 체격의 세 명과 전혀 도움이 안 될 것 같아 보이는 두 대의 장갑차. 뒤돌아 발키리의 모습을 하고 있는 레아나를 보고 나서, 다시 눈앞의 「공무원」들을 바라본다. 테슬라는 맹렬하게 배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래서……당신들뿐이야? 그것도 남자들만? ……그……죄송합니다. 세 명 중 키가 가장 작은 유리가 그들의 대표인 듯하다. 음베바는 사무실에서 밤을 새우고 있었고……알렉스는 살고 있는 아파트가 여기 근처였습니다. 통신이 안되는 상황에서, 짧은 시간 안에 모일 수 있던 건 저희 세 명뿐이라……정말 어쩔 도리가 없어서. 그렇다 한들, 지금 일어나고 있는 건 붕괴로 인한 사건이라고. 붕괴능에 대한 내성도 없는 남자 몇 명 데려와서, 뭐가 도움이 된다는 거야? 잘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고 하더니……. ……이런 육군이 봐도 취급 안 할 완전히 낡아빠진 전차로, 어떻게든 될 거라 생각한 거야? 새로 개발한 프로토타입 기갑은? 아직 양산은 못했겠지만, 한 대도 배치되지 않은 거야? 이 전차는 셔먼 탱크의 두 번째 모델을 개조한 것입니다——티르 합금 방호벽을 갖추고 있고, 거기에 고성능 화염 방사기와 화학 물질 분사기도 갖추고 있습니다.

주:

M4 중형 전차는 2차 세계대전때 미국이 개발・제작을 한 전차로, 수많은 파생 모델을 가지고 있다. 통칭 셔먼(Sherman)은 영국군이 지은 별명. 미국 남북전쟁 때의 북군의 "악마의 장군" 윌리엄 테쿰세 셔먼 장군의 이름에서 따왔다.

1864년의 사바나 전투——속칭 Sherman's March to the Sea(바다로의 진군)——에서 셔먼 휘하의 부대는 초토화 전술을 사용했다. 남부의 기반 시설 대부분을 괴멸시키며, 비인도적인 수단으로 남부의 군대와 민중의 재력과 사기를 잃게 만들었다.

에디슨 씨의 말에 따르면……전술 기갑은 비용이 너무 비싸서, 일반적인 붕괴에 대응할 때에는 이런 일반적인 군대장비를 개량한 것이……가성비가 좋다고 합니다. 조금 덧붙이면, 이른바 「티르 합금」은 에디슨 씨가 붙인 이름입니다만, 실제로는 탄소 열처리를 한 티타늄(Ti)과 우라늄(U)의 합금으로——

주:

티르는 북유럽 신화 중의 전쟁의 신——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영웅과 용기를 상징하는 신이다. 언어에 따라 표기가 다르다. Týr (고대 노르드어), Ty (고대 노르웨이어), Ti(고대 스웨덴어), Tiw 또는 Tiu (고대 영어), Ziu 또는 Zio (고대 독일어) 등.

p.s. 영어의 화요일 (Tuesday)는 「티르의 날」 (Tiw's Day)을 의미한다.

——그런 장황한 설명은 필요 없어! 이 합금을 개발한 건 나니까! 양산형 합금이라고! 혼강을 대체하기 위한! 원래대로라면 정식 버전 기갑을 제작할 때 쓰일 거였어! 근데, 밀도가 너무 높아서 엔진 효율이 따라오질 못했었지! 5만 달러짜리 싸구려 특허야. 이상! ……으흠. 그래서, 결국 그걸 전차의 방어 장갑으로 쓰고 있다는 거네? ……그 녀석이나 할 생각이네. ……내가 그 녀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 자신의 상대가 겨우 레인저 한명일지, 맥심 기관총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우리들」은 분명 이길 거라고 믿고 있는 줄루족 전사 같아. ……이해 못 했으면 됐어. ……어찌 됐든, 「없는 것보단 낫다」 수준일 뿐. 단, 특정 조건에서라면, 너희들도 조금은 쓸모가 있을 거야—— ——그래 「특정 조건에서」라면. ……레아나 씨. ……음, 저는 뭘 하면 될까요? 수색 섬멸 계획은 내가 세워둘게. 그래도 되지? 일단, 내가 저 장비에 대해선 충분히 잘 알고 있으니까. 저 세 얼간이들이 가져온 걸로 어떻게든 해볼게.
1955년 11월 24일. 아침 6시 45분. 프로비던스 시의 하늘이 조금 전부터 하얗게 번져왔다. 여기는 니콜라 테슬라. 우리랑 알렉스는 벤슬리 포인트 북쪽의 목표 지점에 도착, 빨간 깃발을 올려뒀어. 여기는 유리 암스트롱. 블랙스톤 공원 북쪽의 목표 지점에 도착했습니다, 파란색 깃발을 올렸습니다. 수신. 다시 한 번 말하는데, 댁들의 전투력은 별거 아니니까, 수상한 목표와 마주치면 즉시 화학 물질을 뿌릴 것. 함부로 총 같은 거 쏘지 마. 화염 방사기 같은 것도 절대 안 돼. 예상치 못한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야! 알겠습니다. 여기는 레아나 브리간티아. 리피트 기념 공원 서쪽의 목표 지점에 도착했어요. 수신. 레아나 씨는 언제든 움직일 수 있게 준비해둬. 우리 쪽이나 유리 쪽에서 목표를 발견하면, 바로 알려줄 거니까. 수신완료. 제가 각 포인트에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길게 어림잡아도 2분, 살상 반경은 최악의 조건이라도 10미터 이내로 제어 가능해요—— ——모두들, 이 두 수치를 꼭 기억해 두세요. 판단 실수로 불필요한 사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말 그대로야. 그녀가 도착하기까지 2분간 시간을 벌고, 도착하면 10미터 이상 떨어질 것. 그럼 행동개시. 늦가을의 아침 햇살이 그물처럼 퍼져있는 정맥과도 같이 나무들의 가지와 잎 사이를 뚫고 들어와, 축축한 지면에 남은 타이어 자국을 비추고 있다. 유리 암스트롱은 장갑 전차를 조종하며, 블랙스톤 공원의 북쪽을 향해 천천히 나아가고 있었다. 처음 「전장」에 들어서는 그의 머릿속에,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건 10년 전 여름의 일이었다. 그는 부상으로 막 제대한 아버지의 손을 끌어당기며, 노르망디에서의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랐다. 하지만, 아버지는 차갑게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암흑 속에 있던 우리들에게는 고사포의 불꽃밖에 보이지 않았어——거기에 뛰어들어가야 한다고, 우리들은 어떻게 자신들을 설득했을 거라 생각하니?」 「…….」 「그 일이 있기 2년 전부터, 백 번이 넘도록 훈련을 받아 왔기 때문이란다.」 「그 이외에 다른 『이유』 같은 건 생각나는 게 없어.」 「여긴 현실이니까. 현실 세계에는 슈퍼히어로 따윈 없으니까.」 「처음으로 낙하산 강하를 했을 때, 나는 두려워서 다리가 후들거리다 못해 바지에 지려버리기까지 했지.」 「……직업 군인이라는 건 긴 훈련을 받는 것으로, 불필요한 감정을 전부 잊어버릴 수 있게 된다는 거야——단지, 그뿐이란다.」 (불필요한 감정을 전부 잊어버린다——단지, 그뿐.) ……유리. ……심각하지? 지금 내 얼굴, 완전히 파랗게 질려버렸을 거야. ……아니. ……내가 너보다 더 심할걸. ……곧 냄새도 날 거야. 미안해. ??? 윽……. 암모니아와 같은 매우 강렬한 냄새가 차내에 퍼지기 시작했다. 분명 포유류가 극한의 공포를 느낄 때 내는 냄새일 것이다. 나……발견했어……. 아니, 그뿐만이 아니라……. 저 녀석도 우리를 본 것 같아. 괴물은 촉수에 붙은 럭비공만 한 크기의 눈으로, 유리와 동료들이 타고 있는 쇳덩어리를 신기하다는 듯 응시하고 있다. 그 구조를 설명하는 건 매우 어렵다……아니, 애초에 이해하는 게 불가능할 것이다. 촉수 같은 팔에는 눈이나 날카로운 무언가, 게다가 입 같아 보이는 것도 붙어있었다. 이 촉수와 같은 팔은 따개비처럼 입방체의 화강암에 붙어있었다——어쩌면, 그 화강암은 이 부근에 있던 비석일지도 모른다——어찌 됐든, 그것은 지렁이처럼 목적도 소리도 없이 고요히 꿈틀거리고 있다. 단지, 확실해 보였던 것은……이 무언가가 이 일대의 유일무이한 지배자라는 것. 우리들……어쩌면 좋지? 화염 방사기라도 쏴야 하나? 이, 이 기분 나쁜 거 태워버려야 할까? ……아냐. ……절대로 안 돼. 너……좀 진정해. 그 빨간 패널 만지는 건 그만두고……손을 파란 패널로 옮겨. 그래……파란색 패널을 조작해서……. 다크서클로 눈 밑이 어두운 갈색 머리 청년은 크게 심호흡을 했다. 암모니아 냄새 때문에 숨이 막히긴 했지만. 여기는 「블루 팀」! 적을 발견! 지금부터 화학 물질을 분사합니다! 반복합니다. 「블루 팀」, 적을 발견, 화학 물질을 분사합니다! 레아나! ……. …………. 레아나!! ………………. 위치를 확인! 즉시 전술 행동을 취하세요! 적은 제가 섬멸시키겠습니다! 수신완료! 최강의 발키리. 그녀는, 때로는 그 다리로 1km의 거리를 1분에 돌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떤 무기와도 견줄 수 없는 잠재능력을 지니고 있다. Ich bin das Schwarz auch das Weiß Vor dem Beginn und zwar nach der Ende 나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흑(黒). 나는 모든 것에 생명을 불어넣는 백(白). 창세 전에 태어나, 모든 것이 사라진 후에도 존재한다. 신의 열쇠 백화흑연, 제1정격 출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