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나오자마자, 적절영이 광채를 내뿜으며, 마당이 마치 안개로 가득 찬 것처럼, 빛이 명멸하였다. 「흐음.」 능상은 입 안에서 가볍게 흥얼거리며, 검지와 중지로 검집을 쥐고 있었다. 「딱 한번 뿐이다. 그동안 아껴둔 비장의 필살기를 보여봐라.」 「——간다!」

고함과 함께, 마비마는 돌연 둘로 갈라졌다.

바로 태허 여섯 번째 제자의 검의(劍意), 「적절영」이었다!

헌원검에 진기를 투과시켜, 태허검의로 빛을 굴절시킨다.

20년이 넘게 부지런히 검의를 수련한 마비마에게, 빛으로 자신의 분신을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둘은 넷이 되고, 넷은 여덟이 되었다. 여덟 개의 분신은 수백 개로 나누어졌고, 수백은 곧 수천, 수만이 되어 헤아릴 수 없었다.

한낮의 황량했던 마당 안, 무수히 많은 「축구검(逐駒劍)」 마비마가 나타났다——

모두 같은 모습에 같은 적절영을 들고 있었다.

마치 거울이 수많은 파편이 되어 내려와, 각각의 파편이 태허 여섯째 제자의 분신을 비추고 있는듯하였다.

그 남자는 보이지 않는 대검을 쥔 채, 기대에 가득 찬 모습을 숨김없이 보이고 있었다. 「분명 비무라 했거늘,」 능상은 짜증 내듯 말했다. 「어째서 야바위가 되었느냐?」 「하, 그건 사저가 내가 어딨는지 알아내면 될 문제다!」 마비마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아직도 철이 안 들었구나, 이런 건 구태여 맞출 필요도 없다.」 능상은 그렇게 말하는 와중에, 손을 뒤집어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켜, 검집이 위로 향하게 했다. 「간다!」

맑은 외침과 함께, 검집 『인불파』가 앞으로 매섭게 나아갔다.

검집의 끝에서 마치 벼락이 내린 듯, 공기가 굉음을 내며 폭발하여, 마당 전체를 뒤흔들었다——

둘 사이의 안개가 순간 사라졌다. 깨진 거울과 같은 대기는, 균열이 있는 곳으로부터 시작해 완전히 분쇄되었다. 무수히 많던 마비마의 분신들이 깨지며, 한 줌의 가루가 되어버렸다. 빛의 파편들이 떨어지는 와중에, 능상은 의연하게 가만히 서있었다. 「허허실실(虛虛實實), 나쁘지 않다. 역시 사부가 진정으로 자랑할 만한 제자이다.」 「……감탄, 하…… 아우로서 진심으로 감복할 수밖에 없군.」 「인불파」의 끄트머리와 태허 여섯째 제자의 목 사이의 거리는 한 치도 되지 않았다. 높이 치켜들어진 적절영이 땅에 떨어졌다. 마비마는 그 대검을 내려다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내가 사저와 상대가 되지 않을 거란 건 진작에 알았지만, 어떻게 한 건가? 아직도 잘 모르겠……」 「네 검의엔 세 개의 결점이 있었다.」 능상은 마지못해하며 말했다. 「첫째는 그 거울이다. 모든 분신이 자신과 같은 동작과 행동을 취하고 있으니, 네가 어딨는지 알아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둘째는 소리이다. 싸우는 와중엔 결코 내게 답해선 안됐다. 헌원검이 빛을 조작할 수 있을지언정, 소리가 나는 장소를 바꾸진 못한다.」 「셋째는 기류다. 애초에 육안으로 볼 필요가 없다. 그저 조금의 움직임으로도, 기류의 움직임이 자연히 그 위치를 드러낸다.」 「하하…… 둘째 사저도 같은 얘기를 했는데.」 「물론이겠지, 내가 세 개의 결점을 찾아냈다면, 둘째 사저는 적어도 열 개는 찾아냈을 것이다.」 「……」 「허, 젠장, 아직도 모자라군.」 「사저에게 진 건 억울함이 없지만, 상상도 못했네…… 나무 검집으로 태허검의를 파훼하다니.」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마라, 여섯째야, 네 실력은 매우 빠르게 는 편이다.

과거엔 몇 가지 잔재주를 부리는 정도였지만, 지금은 자신의 분신까지 만들고 있다. 이는 네가 진정으로 검의를 단련했다는 걸 보여준다.

둘째 사저와 날 제외하면, 그 누구도 널 쉽게 이길 수 없을 것이다.」

「하여튼 네가 그저 내게 도전을 하러 온 거라면, 난 기쁘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교묘한 방법으로 이겨봐야 재미도 없으니, 일부러 네 기술을 그대로 파훼했다——」 「그건 그렇고, 어째서 내 제자를 때린 거냐? 개를 때리면 그 주인의 표정은 어떨 것 같냐?」 「게다가,」 인불파가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이건 그저 나무 검집이라 있으나 마나 한 것이다.

널 쓰러뜨린 건 검혼(劍魂)도 아닌 검신(劍神)이었다——알겠느냐? 더 억울한 게 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