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마는 이 기묘한 한 쌍을 응시했다. 금발의 나찰귀 하나.

그는 큰 키에 마른 몸을 하고, 외모는 잘생겼지만, 능력도 없이 겉멋만 든 것처럼 보였다. 호흡도 난잡해, 무공도 별로인 것 같았다.[\s]

하지만, 마비마는 잘 알고 있었다. 이 자는 겉으로 보이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검심을 통해 봤을 때, 그의 몸의 진기의 흐름은 몹시나 이질적이었다.[\s]

기경팔맥의 흐름은 일반인처럼 거의 텅텅 비어있었지만,

그가 양손에 지닌 각각 3개씩의 음과 양의 진기들은 그를 주화입마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

마차를 멈추기 위해 칼을 휘두른 직후, 나찰인의 대응은 몹시나 특이했다.

분명 손발의 움직임은 없었지만, 마차가 뒤집힌 것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 공중에 떠있는 듯했다.

(……나찰국에 이런 신통력이 있었나?)

마비마는 믿기지 않았다.

그가 보기에, 금발 남자는 딱히 고수라 할만한 깊은 내공을 숨기고 있는 것 같진 않았지만, 그의 무공은 분명 수상해 보였다.

게다가, 그 자의 눈은……

어려 보이는 얼굴과는 달리, 매우 깊은 눈을 하고 있었다……

마치 지옥을 본 적이 있는 듯, [\s] 고통의 바다를 건너와,[\s] 피 웅덩이에 발을 담그고 있는 듯한 눈빛이었다.

마음속의 울부짖음이 마비마에게 경고했다.[\s] 이 나찰인은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인간 중 하나라고.

[em italic](정말로? ……그가?)[/em]

가슴속에 깊이 자리 잡은 고통과 갈망이 거침없이 솟구쳤다.

마비마는 눈을 감았다.[\s]

죽음.[\s]

죽음이란 전율이 그의 가슴속에 피어올랐다. 마치 추운 밤에 피어오르는 꽃처럼, 그의 몸을 감싸던 한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em italic](좋아…… 어떨지 시험해 봐야겠군!)[/em]

마비마는 그렇게 자신에게 말했다.[\s]

그 울부짖음이 마비마의 말에 수긍하듯, 충동이 일시적으로 가라앉았다.

그것은 안달이 난 것처럼, 그 주인의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em italic](저 여자……)[/em]

그녀야말로 마비마가 공격을 한 이유였다. 노란 살구색 옷을 입은 어린 여자는, 두 눈은 아이처럼 순진했고, 어딘가 본 적이 있는 듯한 인상이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그녀가 지닌 그 검에서도 익숙함이 느껴졌다.

비록 칼자루를 잠깐 본 게 다이지만, 마비마는 자신이 잘 못 본 게 아니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태허검——적연진인이 일곱 제자에게 나눠준 신의 무기, 태허의 「검의」가 담긴 물건.

게다가, 마차에서 튕겨나갈 때, 그 어린 여자는 수검·정연을 사용해 자세를 바로잡으려 했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마비마가 그녀의 출신을 파악하기엔 충분했다.

[em italic](……정통의 태허검기!

태허진결도 아니고, 막내 사매 소의의 억심검도 아니다……)[/em]

순간 마비마는 이 여자가 능상의 제자라는 걸 알아차렸다. [em italic](하하, 그래! 이렇게 나와야지. 진짜 태허검기를 전수했다 해서 뭐가 달라지랴?)[/em] 소미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노력을 다했지만, 다섯째 사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마비마는 갑자기 기뻐졌다.

그 어정쩡한 태허수검형에서, 20년이 넘게 자취를 감춘, 때묻지 않았던 모습을 한 여자가 어렴풋이 보였다.

[em italic]후, 세월이 이렇게나 흘렀군……[/em]

그리움이 그를 채워감과 동시에, 가슴도 아려왔다.

그때, 나찰인이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마비마의 작은 감상을 깨뜨리기엔 충분했다.

「소상, 조심해라.」 나찰인이 어린 여자에게 말했다.

[em italic](이 남자 신주어가 상당히 뛰어나다. 중원 사람들과도 별로 차이가 없어 보여……

다섯째 사저는 어떻게 이 자를 아는 거지……?)[/em]

「그는 네 검을 원한다.」 「네? 제 태허검 말입니까?」 …… 두 남자의 시선이 서로 마주쳤다. 한 명은 시선을 내리깔았고, 다른 한 명은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em italic](허…… 다 꿰뚫어 보고 있었나?

이 나찰인, 분명 뭔가 있군.)[/em]

온몸이 상처로 가득한 그 남자는 참지 못하고 미소를 보였다.[\s]

그의 얼굴에 난 검상은 마치 맹렬한 화염처럼 더욱 붉어진듯하였다.

다시금 호기심이 솟구치며, 참을 수 없는 충동이 되어갔다.

그 울부짖음이 다시 그에게 속삭이며 선고했다. 이 자는 그를 죽일 수 있는 인간 중 하나라고.

[em italic](결정했다! 좋아, 덤벼라! 죽기 밖에 더할까——

과연 이 자라면 가능할까?)[/em]

[em italic](——무엇이 진실인진 겨뤄보면 드러날 것이다!)[/em] ——그는 이런 식으로 결정하는 걸 그 무엇보다 좋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