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감옥에 내던져진 이소상은 바닥을 나뒹굴었다. 「읍——」 아프진 않았지만, 소상은 본능적으로 소리 지르고 말았다. 소녀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찢어진 천 조각을 거치며, 낮은 신음이 되었다. 몇몇의 도적들이 감옥 바깥에서 웃으며 잡답을 나누는데, 더러운 말이 대부분이었다.

찰칵.[\s]

철문의 자물쇠가 잠겼다.

횃불과 함께 흔들리는 그림자는, 소녀를 어둑한 지하 감옥에 던져버리고, 그 발소리와 함께 떠나갔다.

소상은 몸을 뒤집어, 일어나 앉으려 했다.[\s]

그녀의 눈은 아직 어둠에 적응하지 못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는데, 다리를 움직이자 무언가가 살짝 닿았다.

누군가의 한숨소리가 났다. 그 소리와 함께, 갑자기 작은 불빛이 피어올라 좁은 지하 감옥 안을 비추었다.

이소상은 깜짝 놀랐다. [\s]

그녀가 놀란건 갑자기 나타난 불빛 때문이 아니라, 그 한숨소리를 낸 사람 때문이었다.

대략 20세 정도의 여인, 하얀 피부에 고운 용모, 일반적인 신주(神州)인과는 완전히 다른, 마치 전설 속에서나 나올 선녀 같은 모습이었다. 거기에 작은 불꽃이 그녀의 귓가를 떠다녀, 더욱 요염해 보였다.

[em italic]나찰인……[/em][\s]

이소상은 도적들이 속닥이던 내용을 떠올렸다. [\s]

[em italic]나찰인은 이런 모습이구나.[/em]

그 옆을 보니, 여인의 곁에는 큰 관이 놓여있었다.

방금 소상이 발로 찰 뻔한 나무가 바로 그것이었다.

관이야 흔한 물건이니, 꺼림칙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수많은 귀신 이야기를 들어온 소상은, 보기만 해도 겁이 났다. 게다가 지금처럼 지하 감옥에 갇혀있을 때 이를 보게 되니, 너무 기이하고 두렵게 느껴졌다.

소상이 본능적으로 시선을 돌려, 다시 나찰인 여자의 몸을 보았다.

처음에는 슬쩍슬쩍 보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자, 아예 대놓고 쳐다보았다.

나찰인은 그녀의 무례한 눈길을 무시한 채, 손에 쥔 유리그릇을 흔들기만 할 뿐이었다. 「으읍읍읍?」

무언가가 입을 막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채, 그녀는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내뱉었다.[\s]

이소상은 부끄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주변이 어두운지라 상대는 이를 알아채지 못하였다.

소상은 여인을 향해 입에 있는 천을 빼달라고 눈짓을 보냈다.

하지만, 나찰인은 시선을 거두고, 관심없다는 얼굴을 하였다.

이소상은 계속해서 눈을 깜빡였지만, 상대는 이를 계속 무시하고,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게——) 문득 방법이 떠오른 소상은 관을 발로 차려는 시늉을 했다. 그녀가 간신히 묶인 두 다리를 꺼내자, 불빛이 순간 사라지고, 입은 재갈로부터 해방되었다.

불빛이 다시 밝아졌고, 이소상은 벽 쪽에 있는 나찰인을 다시 쳐다보았다. 그녀는 아까 모습 그대로였다.[\s]

하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 약간의 불편함이 섞인 게 보였다.

「뭘 원하냐?」

「당신, 남자입니까?」

두 사람은 동시에 입을 열었고, 동시에 당황했다.

나찰인은 입을 닫고, 조용히 긍정을 표했다.[\s]

이소상의 입은 멈추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저 말입니까? 별생각은 없고, 입에 물린 재갈을 빼는 거나 도와주길 바란 게 다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분이시군요, 조금…… 여성스럽지만.」

「소녀가 은혜를 입었으니, 필히 보답하겠습니다.

제가 족쇄를 따고 나면, 당신 것도—— 족쇄는요?!」

입에 재갈이 물리고, 손발에 족쇄가 채워진 이소상과는 달리,

나찰인의 몸에는 아무런 구속이 없었다.

게다가 화려한 장식이 있는 의자에 앉아 손에 유리잔을 들고 붉은 액체를 홀짝이는 모습이, 꽤나 멋스럽기까지 했다. 「당신…… 잡혀온 게 아닙니까?」 나찰인은 아무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의자와 잔이 눈 녹듯 불꽃 속으로 사라졌다. 「히이이익…… 요, 요술이다! 요괴다!」 이소상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평소에 소녀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지만, 귀신만큼은 예외였다.[\s]

그녀는 나찰인의 잡기에 아주 혼비백산하여, 더 이상 여협으로서의 체면을 신경 쓸 겨를이 없게 되었다.

그녀의 비명이 날카롭고 길게 이어져, 감옥을 오래도록 울렸지만, 아무도 살피러 오지 않았다. [\s]나찰인은 그녀가 소리를 다 지르고, 불꽃에 비친 자신을 다시 보기까지 기다렸다. 「아니다.」 이소상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고 나서야, 그가 자신의 말에 대답한 것임을 알아차렸다. 「뭐가 아닙니까? 요괴가 아닙니까? 아, 포로가 아니라는 것이군요.

응? 그럼 왜 여기 있습니까? 아니, 절 속이신 것이군요——」

「……」 나찰인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녀가 뭐라 하는지 알아듣지도 못한 듯 보였다. 소상은 이 남자를 흘긋 보고는 그의 아름다운 외모에 감탄하며, 악한 이는 아닐 거라 생각했다. 그녀는 무의식중에, 대체 나찰인이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된 건지 이유를 이것저것 떠올려보았다.

「당신도 금사방에 잡혀온 것입니까?

아니, 이들은 무지 나쁜 악한들인데, 왜 당신에겐 족쇄를 채우지 않은 겁니까?」

「아니면, 『노응』의 손님이라도 되는 겁니까? 그래서 이렇게 당신은 정중하게……

아니, 그렇다면 절 당신이 있는 곳으로 던져 넣진 않았겠죠.

「……」 「혹시…… 당신도 저와 같은 생각을?」 「그렇죠? 제가 맞혔습니다, 그렇죠?」 나찰인은, 입가에 살며시 미소를 보이며, 어깨를 으쓱했다. 「나는 네가 아니다, 어떻게 네 생각을 알까.」 「아…… 그럼 알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