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잠들지 못하는 한 명의 사내와 한 필의 말이, 광활한 모래의 바다를 달리고 있었다.
말은 피처럼 붉은 땀을 흘리며, 굽은 황금으로 되어있었다. 날렵한 머리와 긴 목, 적갈색의 몸에 붉은 갈기, 얅고 길쭉한 등을 가지고 있었다.[\s]
그 말은 천리를 하루만에 달릴 뿐 아니라, 사막 위를 달려도 가벼운 발자국만 남길 뿐, 마치 평지를 달리는 듯하였다.
남자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듯했다. 크고 건장한 체격, 긴 머리에 짧은 수염, 피부 위로도 근육이 도드라졌다.[\s]
얼굴에 난 날카롭고 긴 검에 의한 상처는, 그의 잘생긴 용모를 망쳤지만, 호걸로서의 기개는 그대로였다.
남자와 그의 말은 따로 호흡을 맞출 필요가 없었다. 단순한 주종 관계를 넘어, 오랜 동지와도 같았다.
중원의 무림인들은 이 기묘한 한 쌍을 봤을 때, 속으론 욕하면서도, 겉으론 억지 미소를 지으며, 그를 이렇게 맞이했다. 「마(馬) 장문(掌門)!」, 「마 형님!」
왜냐하면 그는 적연진인(赤鳶眞人)의 유일한 남 제자,
칠검 중의 여섯 번째 제자,
명성 높은 천궁봉 태허파의 부당주:[\s]
『축구검(逐駒劍)』——마비마(馬非馬)이기 때문이었다.
전기 해금: 「마비마」
다들 겉으론, 그의 수많은 신분들과, 지극히 높은 명성에, 강호의 누구라도 그와 친해지고 싶어 했다.
하지만 뒤에선 다들 마 대협을 이렇게 불렀다. 『미친놈』, 『광인』, 『괴한』, 『질긴 목숨의 마비마』. 그와 만나면 다들 머리 아파하면서도 적당히 친한 척을 하기 위해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어느 누구도 그와 너무 가까워지는 걸 바라지 않았다.
왜냐하면 마비마는 무술도 뛰어났지만, 그 행동거지는 그 이상으로 오만했기 때문이었다.
태허검파의 부당문이라는 자리에도 불구하고, 마비마는 홀로 다니길 선호하는 호걸이었다.
태허검파의 제자들은 겨우 일 년에 몇 번밖에 그를 보지 못했다. 어쩌면 그가 자신의 애마 『야혈(夜血)』과 함께한 시간이, 그의 부인 임조우와 함께한 시간보다 많았을 지도 모른다.
천궁봉에서의 마 부당문은 온화하고, 점잖으며 겸손하기까지 하였다.
하지만 그가 산을 내려오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모두를 도발하고 다녔고, 어디서든 문제를 일으켰다.
상대가 명문가이든, 황족이든, 마비마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의협? 권선징악?
마비마에겐 그런 명분 따윈 필요하지 않았다.
싸우고 싶다면 그대로 싸웠고, 누군갈 패고 싶다면 그대로 팼다.
칼을 쓰고 싶다면 칼을 썼고, 주먹을 쓰고 싶다면 주먹을 썼다.
돕고 싶은 이가 있다면 그대로 도왔고, 죽이고 싶은 이가 있다면 그대로 죽였다.
모든 것이 그의 뜻대로 되었다.
그래서 무림인들은 그를 몹시 꺼려 했다. 태허 당문 임조우 역시 그가 저지를 많은 일들을 수습하느라 바빴다.
그의 원수는 도처에 널려있었다. 비록 태허 칠검을 공공연히 거스를 수 있는 이는 없었지만, 그의 목숨엔 사적으로 걸린 현상금이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마비마의 태도는 이러했다: 도전은 언제나 환영한다.
「나를 죽이고 싶다면 바로 와라, 언제든 기다리고 있으니.
내가 물러선다면 날 겁쟁이라 불러라. 나를 죽일 수 있을지 말지는 네게 달려있다.」
그렇게 그를 죽이려는 사람들이 정말로 끝없이 찾아왔다.
매복, 음모, 함정, 독, 유혹, 도전, 비무……
온갖 수법을 시도했지만, 마비마는 죽지 않았다. 무수히 많은 흉악한 상처만 남았을 뿐, 그는 여전히 건장했다.
몇 년 전, 임조우가 50세 생일을 맞아, 무림의 각 문파를 초대했다.[\s] 건배사부터 남편을 대신한 사죄였다. 그의 잘못을 각 문파가 용서해 주길 바랐다.
마 부당문은 웃음 지으며 일어나, 벌주를 19잔이나 받고, 연거푸 사과했다.
술은 사내의 차가운 속을 채워가, 눈물이 되었다.
그 눈물은 단순히 흐르지 않았다. 고독한 밤의 비처럼 쏟아졌다.
사람들은 종종 그 무엇보다도 거대한 거짓을 진실로 믿는다.
마비마는 자유를 바라지도, 자유를 가진 적도 없었다.
사부가 부활했다는 걸 안 후, 마비마는 몇 날밤을 새워가며 무쌍문을 향해 달렸다.
둘째 사저에게 그 사실을 가능한 한 빨리 알리기 위해서였다.
『무쌍선인』 소미는 차분히 얘기를 들었다. 다 듣고 나서는, 세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 여러 질문을 하였다.
둘째 제자가 웃자, 마비마의 심장이 날뛰기 시작했다.
그렇게 말하고, 소미는 깊은 생각에 빠져, 습관처럼 하늘을 쳐다봤다.
소미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소미의 시선이 마비마의 얼굴에 닿았다.
마비마는 그녀의 차분한 얼굴을 응시했다.[\s]
과거의 고통이 그의 마음 깊은 곳에서 다시금 요동친다. 그는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이 여자, 어렸을 적부터, 항상 그래왔다. 냉정하고 무정하며, 감정에 흔들림이 없었다.
[em italic]하지만, 오늘은 이전과는 다르다……[/em]
두 눈이 뜨거움에 녹아내릴 듯, 갑자기 몇 년 전 그녀에게 했던 말을 다시 하고픈 충동이 일었다.
갑자기 소미가 말했다.
소미는 가볍게 고개를 흔들었지만, 이건 그를 탓하려는 게 아니었다.
마비마는 쓴웃음을 지었다.
소미는 손가락을 흔들었다. 마비마의 시선은 그 아름답고 가녀린 손가락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마비마는 어깨를 으쓱였다. 자신이 행복해질 수 없다는걸, 그도 알고 있었다. 소미도 그걸 알았다.
소미는 자기 앞의 남자를 쳐다보았다. 눈부터 시작해, 목을 거쳐, 손에 이르기까지.[\s]
그녀 시선은 그에게 큰 기쁨과, 더 말할 용기를 주었다.
소미는 태연히 답했다.
마비마는 침묵을 지켰다. 그녀의 말이 목을 죄는 것처럼 느껴졌다.[\s]
『무쌍』 소미가 말은 언제나 그대로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소미이다. 그녀는 확신이 들지 않는 일은 결코 하지 않았고, 의미 없는 약속도 결코 만들지 않았다.
소미는 박수를 치며, 유쾌한 미소를 지었다.
마비마는 고개를 숙인 채, 소미의 말을 곱씹어 봤다.
그녀가 말했다는 건, 분명 무언가 목적이 있을 터였다. 하지만 그는 알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를 안지 30년이 넘은지라, 이건 잘 알고 있었다.
그녀와 같은 총명한 여자는 남자에게 일일이 설명하길 꺼린다는걸.
건장한 사내는 그리 대답했지만, 아직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답은, 그 사내가 걱정하는 모든 걸 담고 있는 듯하여, 그 이상 말할 필요가 없었다.
마비마는 긍정을 표하곤, 곧 몸을 돌려 나갔다.
그의 뒤로 소미가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남자는 말없이, 고개를 조금 끄덕였다. 그에겐 이걸로 충분했다.
그날 밤, 마비마는 야혈을 타고, 소미의 부탁대로 곧바로 대막을 향해, 태허 제5검을 찾으러 갔다.
긴 밤, 한 명의 남자와 한 필의 말은 쉬지도 않고, 날이 밝도록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