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은 마치 꿀처럼 달콤하다. 꿀벌의 작은 내장은 식물의 거대한 영혼을 담아내는 게 불가능하기에——이들은 그 맛을 오래도록 즐길 수 있게 벌꿀로 만든다. ……하지만, 벌꿀로 만들기 전의 신선한 넥타르는 더욱 깊은 맛을 가진다. 그럼, 귀여운 아이들, 낭만에 빠진 어른들—— ——누구부터 맛보는 게 좋을까? ? 당신은…… 비앙카 님의 손끝 하나…… 건드릴 수 없어요…… 어라? 마취 가스를 그렇게나 흡입하고도, 여전히 일어설 힘이 남아있는 건가요? 그런데, 그렇게 비틀거리는 꼴로, 당신의 「비앙카 님」을 위해 뭘 할 수 있다는 거죠? 대사제님께서는…… 잘 모르시나 보네요…… 충분히 예리한 무기만 있다면…… ……사람을 죽이는 데는, 전혀 힘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요. 이…… 이럴수가…… 분명…… 놀라셨겠죠…… 하지만…… 당신이 알 필요는 없어요…… 제가 말했었죠…… 당신은…… 비앙카 님의 손끝 하나도…… 건드릴 수 없어요…… 안녕히 가시길…… 2대…… 「뱀의 왕」…… (으…… 나…… 무슨 일이……) (온몸이 차가워…… 머리는 어지럽고……) (어…… 뭔가 다가오는데……) (따뜻하고…… 향기로운……) (마치…… 엄마의 향기 같은……) (……) (잠깐. 아냐——) (나, 나 아직 여기에——내가 왜 잠에 든거지?) 안녕하신가요, 비앙카 님. 잠은 잘 주무셨나요? 리타? 어, 어떻게 된 거야? 여기는 대체 어디야? 내가 얼마나 잔 거지? 여전히 치첸이트사 시에요. 자세하게 말하면, 칙술루브 운석에 있는 건물의 뒤뜰이에요. 약 1시간 전, 누군가 함정을 설치해서, 우리 모두 대량의 마취 가스를 흡입하고 말았어요. ……비앙카 님은 아직 성장기이시니, 저보다 회복이 느린 게 정상이에요. 으…… 그런가…… 마취 가스라니…… 참, 다른 사람들은? 선장네는 어때? 걱정 마시길. 듀라가 대사제의 장비를 이용해, 산소를 공급해 주고 있습니다. 30분 정도 지나면 모두들 일어날 거예요. ……듀라? 그 칼이? 언제 여기까지 따라온 거야? 오늘 아침부터 계속 저희와 함께하고 있었어요. 보석 2개를 되찾은 후, 주변 기체의 분포를 조작해 완전히 모습을 감출 수 있게 되었어요. ……뭐? 그 녀석이 광학 미채라도 쓴다는 거야? 네, 슈뢰딩거 박사와 저의 설득으로, 비장의 수로 남기기로 했죠. 그, 그렇게 중요한 일을, 왜 나한테만 숨겼던 거야? 너무하잖아! 정말 죄송합니다, 비앙카 님. 하지만 저와 박사 모두, 이를 아는 사람이 적을 수록, 이 비장의 수가 적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적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렇기에, 비앙카 님뿐만 아니라—— ——아, 아, 알겠어, 그냥 내가 포커페이스 유지를 못한다는 거잖아! ……좋아, 그럼 대체 누가 우리와 대사제를 공격한 거야? 반란자가 있던 거야? 아니에요. 비앙카 님, 마취 가스로 저희를 공격한 건 「대사제」 본인입니다. ……뭐라고? 그러니까…… 우리를 환영하는 척하면서, 밀폐된 공간으로 끌고 와, 방심하는 사이에 독가스를 풀었다는 거지? 결과를 보자면 그렇습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우리를 섭취함으로써 우리의 능력을 얻을 수 있다고 했으니까요. ……「뱀의 왕」 전설에 묘사된 것처럼요. …… 여기 그녀가 남긴 몇 가지 기록이 있어요. 번역을 도와드릴게요.

12.14.11.15.1.


「뱀」의 힘을 써버리고 말았다. 어쩔 수 없었다. 여긴 폭력이 유일한 소통 수단인 야만인들로 가득하다. 약자에 강하고, 강자에 약한.

하지만, 이는 좋은 소식이기도 하다. 이들은 나의 말에 그대로 복종한다. 내 힘을 기를 시간 역시 충분히 있다.

12.14.11.15.2.


「아, 초월자시여! 당신께선 당신만의 선량함과 성공, 승리의 비결을 평범한 이들에게 베풀어 주셨습니다. 이에 이들도 당신의 미덕을 조금이나마 내보여, 당신이 실망하거나 괴로워하거나 슬퍼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그곳의 사람들은, 진리의 길을 따르며, 초월자를 찬양하고 숭배할 것입니다.」

——이렇게 그들에게 써주면 되겠지.

12.14.14.3.0.


뇌를 안 먹은 지 40일이 지났다. 신체의 상태는 좋다. 지원자를 섭취하는 건 확실히 「뱀」으로서의 욕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더욱더 많은 사람에게 신앙을 퍼트려야 한다.

12.15.1.0.8.


고지를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떠난 부대에서 반란이 일어났다고 한다. 일의 진위를 판단하기 어려워, 보고자의 살점을 한 조각 먹어봤다.

——무고였다. 하지만 변경지의 사령관을 정기적으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

12.15.6.1.15.


학교를 통해 새로운 신앙을 받아들인 세대가 충분히 성장하였다. 새롭게 개척된 땅들을 방문해 국경 주민들의 국가 의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내가 일반인들과는 달리 전혀 늙지 않는다는 걸 발견했다. 「뱀」 때문인지 모르겠다.

12.15.10.15.6.


오랜만에, 뇌를 하나 먹었다.

경비병이 해파리에 쏘여 빈사상태인 사내 하나를 데려왔다. 그는 스스로를 「화가」라고 칭하는, 「마티스」라는 이름을 가진 자였다. 이 녀석이 내게 예술적인 재능을 가져와주길 바란다.

12.15.10.15.7.


망할, 이 녀석의 뇌는 버섯이 섞인 독말풀보다도 더 독했다.

지금 나는 태양을 초록색으로, 바다를 분홍색으로 그리고 싶다는 충동을 참을 수 없다. 다른 이가 대사제가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어쩌면 이에 대한 교리를 추가해, 사람들이 불신하지 않도록 하는 게 좋겠다.

12.15.10.15.8.


신앙에서 두 가지의 자유에 대해 다루었다. 범인의 자유와, 초월자의 자유. 이것들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범인의 존재 의의는 초월자가 되기 위함이다. 그들은 초월자의 행보를 방해할 능력도, 명분도 존재하지 않는다.

……어찌 되었건, 그녀가 퍼트린 신앙 덕분에, 이곳 마야인들은 「대사제」의 죽음으로 저희를 적대할 일은 없을 거예요. 어? 난 네가 광신도들을 다 제압해 버린 줄 알았는데…… …… 요컨대, 나콤간의 싸움은 신성한 것이라, 무슨 결과가 나오든 올바른 것이라는 의미죠. 이들이 원하는 건, 적어도 한 명이 여기에 남아 그들의 새로운 「대사제」가 되어주는 게 다일 거예요. ……오토 주교를 저 사람들에게 던져주면 딱이겠네. 후훗, 주교님이라면, 차 한 잔 마실 시간에 이곳의 일을 전부 처리하시겠죠. ——그러고 보니, 비앙카 님은 다른 발키리들과는 다르게 딱히 주교님이 두렵진 않으신가 보네요? 무슨 재밌는 일이라도 있으셨나요? 아, 내가 병원에서 막 깨어났을 때, 그가 내 주치의였었어. 그가 스스로 자신을 일반 의사처럼 대해달라기에, 난 그냥 그대로 했을 뿐이야. ……그래서, 내가 본부에 왔을 땐, 다른 발키리들의 깍듯이 대하는 모습이 오히려 더 어색했어. ——우리 주교가 그렇게 무섭나? 풉,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앙카님과 같은 행운을 타고나지 않았으니까요.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주교님은 어느 누구보다도 위에 있으신데다, 접점도 없는, 도저히 헤아릴 수 없는 분이니까요. …… 좋아, 몸도 거의 다 회복된 거 같으니, 이제 슬슬——
——뭐야!? 무언가가 연못에서 나왔어요! Le Peuple souverain s'avance,(주권자인 인민들이 나아가니,) Tyrans descendez au cercueil! (압제자들은 무덤 속으로 물러갈지어다!)

주:

『출발의 노래』의 두 소절。

『출발의 노래』(Chant du Départ; 에티엔·니콜라·메울 작곡, 마리-조제프·셰니에 작사)

고귀한 숙녀분들, 나를 자유롭게 해준 것에 감사를 표하네. 나의 이름은 베르트랑, 프랑스 공화국 동방 원정대의 대령이라네! 차렷! 경례! ……대령? 원정군? 프랑스? 무슨 소리예요? 아, 아니, 그전에——당신 대체 뭐예요? 어떻게 사람 말을 하는 거지?! ……아, 나는 더 이상 「평범한 인간」의 모습이 아니게 되었지. 미안하다네, 고귀하신 아가씨. 알다시피, 나이가 들면 언제나 자신이 여전히 젊다는 착각에 빠지기 마련이라, 그 시절 버릇이 나오고 만다네. 3천년! 아니…… 3개월…… 3년? 아, 아니 저 괘씸한 마녀가 내 힘을 빼앗고, 나를 이 끝없는 연못 속에 산 채로 가둬버렸다네. 그러니, 말해주게, 숙녀분들. 그 페르시아 마녀에게 드디어 정의의 심판이 내려졌다는 것인가? ……「에스텔·차라투스트라」는 확실히 죽었어요. 저희를 암살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말았죠. 정당방위에요. 하하…… 인간들은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분야에서도 값비싼 대가를 치르곤 하지. 마치 우리의 임페라토르처럼 말이야. ……「임페라토르」? 그래, 황제, 「Imperator」.

주:

Imperator(임페라토르. 개선장군, 황제를 의미)는 고대 로마의 수장이다. 이는 로마 공화국에서의 군대의 최고 지휘관과 동등한 위치이며, 로마 제국이 들어서자 「원수」 (Princeps, 「제1시민」)로 불리게 되었다.

——Imperator은 영어 「Emperor」의 어원이기도 하다.

로마인, 그리스인, 독일인, 터키인이나 러시아인도 아닌—— 우리 프랑스인의 유일한 황제—— ——바로, 나폴레옹·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이 용을 휘하에 두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는데요. 아, 숙녀분들, 알렉산드리아에서 세인트헬레나까지, 충성스러운 베르트랑은 황제가 가장 신임하는 군인들 중 하나였다네. 군인이다! 용 같은 게 아냐! 총구에서 불을 뿜지, 입에선 뿜어내진 않았다네. 아, 근데…… 지금은 정말 용이 되었군. 저기, 대체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 거예요? 오, 고귀하신 아가씨, 부디 이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용서해 주시게. 누구보다도 충성스러웠던 베르트랑은 황제를 배신하고 말았지, 이런 슬픈 사실에 괴로움을 이루 말할 수 없군. 그래, 난 황제를 배신했다네. 모든 게 끝났고, 모든 게 시작됐어. 황제가 「벽」을 가동했어. 그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려 했고, 나는 그 전장에서 도망치고 말았지. (……「황제」……「벽」……「신세계」?) ……아, 망할 수초들! 이 염병할 물벌레들! 이들이 엉망진창인 머릿속을 침식해와, 이 불쌍한 베르트랑을 미치게 만들었음이 분명해. 고귀한 숙녀분, 이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늙은 용을 용서해 주시게. 네네, 용서해 드릴게요——저희의 질문에 잘 대답해 주신다면 말이죠. 좋아, 좋아. 듣고 있다네. ……베르트랑 「대령」 님, 당신은 대체 어떻게 「용」이 된 거죠? 용? ……물론 용은 황제와 관련이 있긴 하지, 적어도 동방의 전설에 따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하지만, 고귀하신 숙녀분, 동방엔 「Imperator」 같은 게 없다네—— ——「신성함」은 그저 속된 망상에 불과하고, 「초월자」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개선장군」이지. 그렇다네, 고귀하신 아가씨, 우리의 황제는 매우 공명정대한 사람이었다는 걸 알아주시게. ——비록 그도 그 사악한 마녀처럼 「초월자」라는 불리는 외부인이기는 하지만. ……「뱀 인간」이든 「용 인간」이든 대체 무슨 차이가 있나요? 그 말대로다. 구름이나 무지개나 크게 다르진 않지. 하지만 구름은 비를 부르고, 무지개는 태양을 부르니, 이렇게 보면 상당히 다르다고 할 수도 있겠지. ……? 내 말은, 황제는 줄곧 인간이었다…… 적어도 외견상으로는 그랬어. 그와 같은 위대한 자가, 나처럼 반인반수가 될 일은 결코 없겠지. 황제가 말하길, 「신」은 인간의 마음속에 지어진 피라미드라고 하였다. 마주하기 어려운 재난과 고통으로부터 피난하기 위해 인간 스스로가 만든 정신적인 무덤이라고. 아, 위대한 황제. 스스럼없이 흘러나오는 그의 격렬한 열정은 언제나 주위의 모두를 감염시켰지. 무쌍의 영웅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나는 영원히 그에게 충성하리라! 프랑스의 국민들은 영원히 그에게 충성하리라! ……저기요! 방금 자기 스스로 「황제」를 배신했다고 말했잖아요! 내가? 나 앙리·그티엔·베르트랑이? 황제를 배신했다고? 푸하하하, 무슨 말도 안 되는 농담을—— ——아, 아냐. 나는 정말 황제를 배신했어. 그래서 내가 여기에 있는 거지. 수초들과 물벌레들에게 둘러싸여. 미안하네, 고귀한 아가씨. 어쩌면 내 머릿속엔 더 이상 쓸모 있는 게 하나도 없을지도…… 하지만 기억을 되살리도록 노력해 보겠네. 음…… 모스크바였나? 워털루였나? 아니면 세인트헬레나? ……아냐아냐, 세인트헬레나의 나비는 적어도 예뻤으니까. ……나비? 아, 아냐, 나비는 아무런 상관도 없어. 나비는 그저 수초와 물벌레들이 만들어낸 망상일 뿐…… 그저 허깨비일 뿐이야. 어…… 허깨비…… 잠깐, 기억났다! 모든 것은 확실히 세인트헬레나에서 시작됐어! 고귀하신 숙녀분, 세인트헬레나는 동인도 회사가 관할하고 있었지, 그래서 우리를 관리하는 영국인들은 모두 그 회사의 직원이었고. ……알다시피, 황제는 패배했고, 그와 그를 따르던 우리들은 모두 이 작은 섬으로 유배되었지. 그 섬의 책임자는 전통적인 영국 신사였어, 하지만 그의 부하들은 인도에서 데려온 용병, 잡역부, 건축가——심지어 천문학자까지 있었지. 하지만, 사실, 건축가나 천문학자나 모두 동일 인물이었어. 이상한 이름이었는데…… 「바」…… 「바르」…… ……아냐, 분명 「바스카라 18세」였어. 아, 이 죽어마땅할 미치광이 인도인!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제가 알기론 바스카라 2세는 12세기의 가장 위대한 수학자 중 하나였는데…… 그 「18세」가 수학자인지는 잘 모르겠군—— 내가 기억하는 바로는, 그는 1820년 한 해 동안 섬 곳곳에 이상한 기계를 설치하고 있었어! 신을 모독하는, 저주받아 마땅할 기계를! ……비록 그는 인도인이었지만, 영국 국왕이 발급한 일련의 특별 허가증이 잔뜩 있으니, 어느 누구도 그의 「과학 연구」를 방해할 수 없었지. 그래서…… 그의 기계가 「황제」랑 무슨 관련이 있는 거예요? 왜 이리 들으면 들을수록 더 혼란스럽지? 아, 고귀한 아가씨, 걱정마시게. 바…… 「바스카라」가 만든 장치는 지금의 내가 이렇게 된 운명에 깊은 연관이 있으니……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들어보게. 먼저, 그 인도인은 한 해에 걸쳐 세인트헬레나 곳곳에 그의 신성모독과도 같은 장치를 설치했지. 그리고 1821년 5월 초승달이 뜬 밤에—— 그는 그 섬 전체를 지구상에서 지워버리고 말았다네——아니, 이 우주상에서. ……네? 그의 말에 따르면, 1821년 5월, 달이 처음으로 뜨는 밤을 「별들이 정확히 위치하는 때」라 하여, 그날 밤의 특정 시간, 특정 지점에서 다른 세계와 물질적인 교류를 할 수 있을 거라 하였지. ……! 그 인도인, 그 장치를 뭐라고 불렀나요? 음…… 내가 기억하기로 「글로리아」…… 아냐, 「지니어스」…… 아니, 「게니우스」…… 맞아! 「게니우스」! 「게니우스 클러스터」! 분명 틀림없어! (「게니우스」가 쓰인 또 다른 사건?) 인도인은 「게니우스 클러스터」를 사용해 섬 전체를 알 수 없는 공간으로 이동시켰지…… 그리고 두 번째 사건이 일어났어. 알 수 없는 공간요? 여기 우리가 있는 이 세계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마 아닐 거야. 별하늘이 완전히 다르게 보였으니까. 그 인도인은 우리를 협박했지, 그에게 협력하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 시간의 틈 속에 빠져, 끝없는 고통 속에서 영원한 파멸을 거듭하게 될 거라고. 그래서 그를 도울 수밖에 없었다는 건가요? 아, 고귀한 아가씨, 「그러지 않았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사실은 그렇지 않군. 그는 상자에서 신비해 보이는 약병을 꺼냈고, 그중 한 병을 마셨다네. 그러자 그의 몸이 변하기 시작해서…… 괴물이 되고 말았지. ……!? 우리는 그가 뭔가 마술을 부려 우리를 조정하려는 거라 생각했어…… 하지만 그가 말하길…… 「나는 내게 초월자가 될 잠재력이 없다는 걸 잘 알고있다.」 「이미 이 약을 마셨으니, 곧 나의 이성은 사라지고, 잔혹하게 모든 것을 파괴하는 「붕괴수」가 될 것이다.」 「하지만, 난 알고 있다. 적어도 너희들 중 한 명이 성흔 발현자라는 것을——」 「——나폴레옹·보나파르트, 프랑스인들의 위대한 황제.」 「그대가 이 약을 마신다면, 분명 「초월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오직 이 방법만이 괴물이 된 나를 물리치고 그대의 부하와 그들의 자식들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남겨둔 지식을 사용한다면 이 섬을 다시 안정적인 세계로 되돌리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이미 피부가 강철보다도 강한 외골격으로 변해가기 시작했군…… 선택까지 10초 남았다, 황제여.」 ……진짜 미쳤네요. 섬의 영국군 수비대가 총과 칼로 그 인도인 미치광이를 막으려 했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어. 현장은 완전히 아수라장이 되었지—— ——그때, 약병 하나가 황제의 발아래로 굴러왔다. ……마셨어요? 그래. 이후에 일어난 일은 그 인도인 미치광이가 한 말과 같았지. 황제는 그와 같은 괴물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보다도 훨씬 강한 「초월자」가 되었지. 그는 갑자기 30년은 더 젊어진 것처럼 보였어—— 아니, 가장 젊고 힘센 병사도 그와 비견될 바가 못 됐지—— 그의 주먹은 하늘을 찢고, 그의 다리는 땅을 산산조각 낼 정도였지! 그는 총과 칼이 통하지 않는 그 괴수를 맨손으로 제압하고, 그것의 비늘을 벗겨내며, 머리를 뜯어내 버렸어! 이후, 황제는 빠르게 프랑스인들과 영국인들의 힘을 한데 모아, 인도인 미치광이가 남긴 정보를 통해 섬을 다시 원래 세계로 되돌리려 했지…… ……여기까진 모든 게 계획대로 되어갔다. 하지만 우리의 배가 브리튼 땅에 이르렀을 때, 우리가 돌아온 곳이 원래의 세계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섬의 모든 이들은 프랑스어를 썼어! 마치 중세 시대의 「노르만 정복」 이후처럼! ……거기까진 저희도 비슷한 경험을 해서 잘 알겠어요. 근데 그땐 아직 지금의 용과 같은 모습을 하진 않으셨죠? 이후 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 낯선 이세계를 마주했지만, 황제는 실망하지 않았어. 그리곤 말했지—— 「우리는 이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이곳에서 새로운 제국을 세워나갈 것이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이 역시 또 다른 재앙의 근원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