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펼쳐진 노란 사막, 타오를듯 내리쬐는 태양.
보이지 않는 공기의 파도가 덮쳐올 때마다, 찌는 듯한 더위가 느껴졌다.
하지만, 눈앞의 남자가 내뿜는 얼어붙을 만큼 차가운 살의는, 이소상을 떨게 만들었다.
남자의 고르지 않은 수염은, 그의 나이를 알아보기 어렵게 했다.
섬뜩한 검상은 뺨을 가로질러, 마치 붉은 벼락이 내리는 듯, 갑자기 턱에 이르러서 끊어져 있었다.
……그것은 지금도 내려치려는 것처럼 보였고, 영원히 끝날 기색이 없는 듯했다.
자세히 살펴볼수록,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상처가 보였다.
상처가 없었다면, 원래 그는 잘생긴 얼굴을 하였을 것이다. 비록 피처럼 붉은 상처들이 얼굴을 가득 채우고 있었지만, 그 상처들은 그를 흉측하게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남다른 기개를 더해주고 있었다.
나찰인은 천천히 마차에서 내리며, 조심히 관을 모래밭 위에 눕혔다.
이소상은 크게 놀랐으나, 곧 뭔가를 깨달은 듯, 납득했다.
그녀는 이 기괴한 남자를 살폈다. 그는 나찰인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눈에서 빛이 번뜩이는 듯하였다.
갑자기, 그 남자가 웃기 시작했다.
입꼬리가 올라가더니, 붉은 검상이 부자연스럽게 당겨졌다. 그럼에도 그는 유쾌하게 웃으며, 여유로워 보였다.[\s]
웃음이 끝나니, 그의 인상은 의외로 부드러워 보였다.
이소상은 화가 난 듯, 두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남자는 화내기는커녕 웃었다. 그리곤 손을 뻗어 나찰인을 가리켰다.
소상은 당황하며 나찰인의 앞에 섰다.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딱딱거리는 소리를 내며, 관절을 풀어갔다.
남자는 흥미로운 듯 나찰인을 쳐다봤다.
――갑자기 이변이 일어났다.
넘쳐나는 살기가 돌연 온 하늘을 다 가릴 듯 하더니,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s]
마치 그의 자취가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린 것 같았다.
이소상은 나찰인을 쳐다봤다. 그는 여전히 차분하게 있었다.
그렇다. 나찰인은 눈치채지 못한듯하였다. 소상은 알고 있다. 이는 적이 검심의 경지에 들어갔다는 것을.
무의미한 감정을 버리고, 무가치한 사고를 버린다.
욕심, 분노, 집념, 원한도 없는, 물결도 티끌 하나도 없는 호수와도 같은, 명경태허(明鏡太虛).
이것이야말로 태허검심, 적연지인이 창시한 절세신공이었다!
눈앞의 괴인이 적연의 진짜 제자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태허 칠검 중 유일한 남자.
「백리축구(百里逐駒)」의 마비마.
소상은 억검산장에서 그와 몇 번 마주친 적이 있었다. 이 태허검파의 부당문은 천하를 깔보는 듯한 기개를 보여, 그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었다.
[em italic]……내 실력으로 6대파 당문 수준의 상대를 이기는 게 가능할까?[/em]
자기도 모르게, 소녀는 이미 상대의 기개에 집어삼켜져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모깃소리만큼이나 작아, 겨우 들릴 정도였다.
나찰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처음부터 싸울 생각이 없는 듯했다.
몇 발 물러선 다음, 나찰인은 고개를 들어 마비마를 쳐다봤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의 눈동자도 텅 비어있는 듯했다.
마비마는 한숨을 쉬고는 소상을 향해 말했다.
이소상은 그 거한을 단단히 노려보며,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마비마는 어깨를 으쓱였다.
마비마는 그녀를 쳐다보곤 미소 지었다.
그렇다. 할 말은 다 전했다. 그 이상 무엇이 필요하랴?
마비마가 「결정」한 이상, 그의 「결정」대로, 반드시 행해져야 한다.
소녀는 가볍게 입술을 깨물으며, 화를 누르고, 그와의 싸움을 준비했다.
눈앞의 적은 절대 가볍게 상대해선 안돼……
전력을 다 써도, 이길 거란 보장은 없어.
결국——그는 태허 제6검, 사부와 동급의 절정 고수야!
[em color=#FAFAD2](아, 겨우 며칠 전에 처음으로 결투를 했는데, 또 싸우게 되었네.)[/em]
게다가 상대는 무림 최강의 7인 중 하나……
[em color=#FAFAD2](정말 책에서 나온 대로네, 강호에 발을 들이면, 그 깊이는 바다와도 같다.)[/em]
이소상은 마음속의 쓸데없는 감탄으로 가득했지만, 곧 그걸 추진력으로 삼아, 투지를 불태웠다.
그녀의 마음속의 호수는 평온하여 물결 하나 없이, 유리처럼 맑았다.
그것은 마비마의 「지수(止水)」보다 더 높은 경지의 것이었다.
검심•명경(明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