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무인에게 있어, 한 걸음은 이미 치명적인 거리다. 거한이 검을 휘둘러, 소녀의 작은 머리를 베려 했으나, 그곳엔 푸른 그림자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소녀가 사라졌다. 「——뭐야?!」

그는 본능적으로 밑을 내려다보았다.

그 순간, 종아리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거한은 분명 땅을 보려 했지만, 눈에 들어온 것은 태양이었다.

(이럴 수가……)

그는 자신이 발로 차여 공중으로 날아가고 있다는 걸 깨닫기는커녕, 그저 무언가 서늘한 것이 관자놀이에 닿았다는 것밖에 느끼지 못하였다.

——태양은 이내 어둠에 집어삼켜졌다.

몸이 아직 허공에 있을 때, 거한은 이미 기절한 상태였다.

작은 몸으로 박도를 피하고, 그 기세로 남자를 힘껏 차올린 뒤, 손가락 하나로 기절시키는 데에, 소녀는 눈 한번 깜빡일 틈조차 주지 않았다.

그녀의 정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집중하고 있었다.[\s]

소녀의 머릿속에는 눈앞의 적을 제거한다는 것, 그 이외의 생각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태허검기 5온 중의 「심온(心蘊)」.

기초적인 온, 그리고 가장 어려운 온.

『검심(劍心) - 지수(止水)』!

「젠장!」 한발 늦은 남자는 영(榮)씨의 몸뚱어리가 가로막은 덕에, 운 좋게도 소녀와 다시 거리를 둘 수 있었다. 남은 세명은 한데 모여, 빠르게 태세를 정비했다. 「이 여자는 수련가다!」 이를 들은 두 남자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노련한 금사방의 무리들은 이를 개의치 않았다,

그들 눈앞에 있는 소녀는, 이미 죽은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 모래 위에 몸을 숙이고 있던 소녀가 갑자기 튀어 오르더니, 오른발로 지면을 차, 모래가 폭포처럼 솟구치게 하였다.

모래를 이용해 적의 시야를 빼앗고, 시간적 우세를 취한다.

전장의 모든 요소를 이용하여, 승리의 가능성을 최대로 높인다.

이것이 소녀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적들은 이미 이를 예상하고 있었다.

이 넓은 사막에서 수년이나 지내왔기에, 도적들은 이런 종류의 싸움에 익숙했다.

오히려 그녀보다도, 이들에게 더 익숙한 방식일 것이다.

그래서 소녀가 모래를 차올린 것에 전혀 놀라는 기색 따윈 없었다, 그들이 매번 상대에게 해오던 일이었으니까.

이정도로 그들이 당황할 줄 알았다면, 그건 금사방을 얕본 것이다.

——막북의 도적단 「금사방」은, 신주와 은유(銀吁), 백회(百回)의 경계에서 6년이나 떠돌아다녔다.

이들은 강도질로 살아갔다——각국의 상단을 강탈해, 부귀를 빼았고, 남자와 노인은 죽이고 여자와 아이는 노비로 팔았다.

하지만 좀도둑들과는 달리 금사방은 좀 더 규율이 있었다.

전해지는 얘기에 따르면, 금사방의 우두머리 「노응(老鹰)」은 군인 출신이라고 한다.[\s]

그리고 부당한 죄를 뒤집어써, 삼족이 휘말리고 말았다.

분노로 가득한 「노응」은 산적이 되었고, 막북에 와, 금사방의 주인이 되었다. 이는 단 하루 만에 일어났다, 칼 한 자루와 머리 하나만으로,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이전 우두머리의 이름은, 이제 아무도 입 밖에 내지 않는다. 전기 해금: 「노응」

금사방의 일원들이 「노응」을 두려워한 것은, 바로 그의 악랄함과 무정함 때문이었고,[\s]

금사방의 일원들이 「노응」을 섬긴 것은, 바로 그가 패배를 몰랐기 때문이었다.

이 남자는, 금사방을 송두리째 변화시켰다.[\s]

한때 좀도둑이었던 무리는 작지만 기강 있는 세력이 되었고, 이윽고 막북 변경지대의 맹주가 되었다.

이들은 아침저녁으로 무술을 연마하고, 단련하였다.[\s]

무술 연마가 끝나면, 다시 군인으로서의 훈련을 이어갔다.

「노응」은 지치는 일 없이 진형, 변화, 합류, 그리고 각종 수신호와 명령을 가르쳤다.[\s]

그가 원했던 것은 너저분한 도적 무리가 아닌, 군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