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능상의 말엔 자비가 없었지만, 마비마는 이것이 그녀가 자신을 칭찬하고 있다는 걸 잘 알았다.

무공에 있어서, 사부 적연진인을 제외하곤, 능상과 어깨를 견줄 이는 그 누구도 없었다.

절세의 「태허검기」엔 다섯 개의 온(蘊)이 있다. 심(心), 형(形), 의(意), 혼(魂), 신(神).

혼온(魂蘊)를 익혔다는 건, 검이 나아갈 길을 깊게 이해했다는 것이다. 형에 구애되지 않고, 어떠한 무기를 들어도 검법을 구사해, 모든 무기를 검처럼 쓸 수 있다.

오로지 검술에만 자신의 모든 걸 쏟아부었던 임조우를 제외하면, 다른 모든 여섯 제자들은 검혼을 이미 깨닫고 있었다.

하지만 검신(劍神)——수천 년간 적연진인 이외에 이를 깨우친 건 능상뿐이었다.

이른바 신을 깨우친 자는——

초식이 없어도 초식을 이기고, 검이 없어도 검이 있었다.

뜻대로 검기를 다뤄, 정신이 검이 된다. 이것이야말로 무상자재(無上自在)의 검신이었다.

「아쉽군. 적절영으로 할 수 있는 게 몇 가지 더 있어, 하나씩 써볼 생각이었는데.」 「됐다. 너랑 한 초식만 주고받는 것도 귀찮다. 네가 지금 이렇게 난폭하게 다닌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으면, 분명 피할 일도 없었겠지. 난 너랑 더 엮이기 싫다.」 「사저가 내 일에 주의를 기울일 거란 생각은 전혀 못했는데.」 「이 작은 곳에도, 네 얘기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네가 누굴 때렸다느니, 누굴 쓰러뜨렸다느니, 누굴 죽였다느니…… 나도 궁금하다. 어떻게 온 강호가 널 중심으로 도는 거냐? 다른 사저들은 죽기라도 했냐?」 태허 여섯째 제자는 쓴웃음을 지었다. 20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다섯째 사저와의 대화는 쉽지 않았다. 「……다들 잘 지낸다. 조우는 내 부인이 되었고.」 「아, 그 얘긴 들었다. 태허검파——역시 맏이라, 이름조차 바꾸지 않다니. 그리고 넌 결혼하자마자 막북으로 뛰쳐나가, 말 한 마리를 쫓아 백 리를 돌아다녔다던데.」 마비마는 콧등을 문지르며, 야혈을 바라보았다. 그가 막북을 간 건, 그것 때문이 아니었지만, 그는 거기서 생애를 함께할 친구를 만났다. 「맛있었냐?」 「……」 마비마의 입꼬리가 조금 흔들렸다. 「……사저, 농담은 그만.」 하지만 능상은 전혀 웃지 않았다. 「대체 무슨 일이냐, 여섯째야? 네가 어렸을 땐 이런 성격이 아니었는데, 착하고 잘 따르며, 결코 말썽을 일으키는 일도 없어, 우리들 누구보다도 더 여자아이 같았는데.」 「네가 요 십 년간 싸운 횟수만 해도, 사부가 수천 년에 걸쳐 싸운 것보다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싸우는 데도, 네가 뭘 이뤘는지 모르겠다. 넌 지금 천하제일, 무림 지존이라도 되는 거냐?」 「하하, 그런 걸로 싸우진 않는다. 태허검기를 얼마 더 단련한다 한들, 여전히 사저들을 이기진 못할 거니.」

「무림지존…… 그런 게 뭐가 대단한가? 천하제일 따위, 누가 신경 쓰나?

사부의 신공은 세상 그 무엇보다 대단했지만, 사부가 어떻게 끝났는지를 생각하면……」

「음, 알면 됐다.」 능상은 콧방귀를 뀌곤, 작은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집이 좁으니, 초대하긴 어렵다. 더 볼일이 있느냐? 없으면 난 가보겠다.」 「있다.」 마비마는 한걸음 앞으로 나왔다. 「매우 중요한 일이 있어, 둘째 사저가 내게 직접 알려주라고 부탁했다.」 「왜 진작에 말하지 않았냐?」 「사부와 관련된 것이다.」 태허 다섯째 제자의 발걸음이 얼어붙었다.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