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저물어, 황혼이 점점 서쪽으로 지고 있었다.
마비마는 하늘 위를 올려 봤다.
하늘 위엔 지는 해와 구름만이 있었다. 평범한 구름에, 지는 해도 딱히 특별한 게 없었다.
하지만 마비마는 매우 진지하게 응시하고 있었다.
그가 뭘 보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그가 뭘 기다리냐는 것이었다.
그는 기다리는 걸 즐기진 않았지만, 매우 익숙했다.
수십 년간, 그는 항상 기다림과 함께했다.
끼익——
미약한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귀에 겨우 들릴 정도였다.
마비마는 몸을 돌려, 문에 몸을 기댄 채, 그를 향해 눈살을 살짝 찌푸린 여자를 바라보았다.
마비마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다섯째 사저는 그대로였다.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을까?
능상은 방안을 흘긋 보더니, 차갑게 말했다.
마비마는 놀랐다. 다섯째 사저가 제자를 들인 건 알았지만, 그녀가 제자에게 정을 붙일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가 기억하기로, 다섯째 사저는 절대 그런 감정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의 입술과 눈썹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마비마는 웃었다.
그가 손을 들자, 커다란 물건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한 자루의 대검, 약 5척의 길이에, 검신은 붉은색으로, 은연히 이소상의 헌원과 닮아있었다.
다섯째 제자는 여섯쨰 제자의 대검을 차가운 눈길로 바라봤다. 깜박이는 그녀의 눈엔 이루지 못한 말들이 수만 개는 있는듯했다.
하지만 그녀는 단지 한마디만 했다.
마비마는 크게 웃더니, 곧 표정을 진지하게 바꾸고, 그녀를 향해 예를 담아 머리를 숙였다.
능상이 걸음을 옮겨 마당에 이르렀다. 그녀의 소매가 가볍게 흔들렸다.
마비마는 손에 쥔 거대한 칼을 휘둘렀다.
마비마는 고개를 저었다. 이건 그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었다.
비무는 그렇다 치고, 그가 염두에 둔 다른 하나는, 그 여자아이가 가진 헌원검의 출처였다.
능상은 좌우를 살피더니, 땅 위의 빈 칼집 하나를 주웠다.
마비마는 놀랐다.
능상은 차갑게 말했다.
마비마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매우 후련한 기분이 들었다.
20년간, 그의 적수가 될만한 상대는 손에 꼽을 정도였고, 적절영을 뽑는 건 더욱 드물었다.
비록 그는 무수히 많은 위기를 경험해왔고, 거의 죽을뻔한 적도 여럿 있었지만, 목숨을 걸 필요도 없는 이 비무는 그가 그 무엇보다도 꿈꿔오던 싸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