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있던 마비마의 얼굴이 얼어붙었다.

눈이 점점 커지며, 자각하지 못한 채 입까지 벌리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놀라움이 정도를 넘어선 표정이었다.

[em italic]어떻게?[/em]

이런 충격은 수년간 겪어보지도 못했다.

[em italic]어떻게 가능한 거지?[/em]

오래전 봉인된 감정이 다시금 몰려오기 시작했다.

선망,

질투,

기만,

광희,

후회……

……그리고, 그리움.

[em italic]어떻게…… 가능한 거지?[/em]

온갖 감정들이 솟구치는 와중에, 눈앞의 나찰인의 손엔 하나의 화염으로 이루어진 검이 형태를 갖춘 걸 보고, 잔잔한 수면과도 같던 그의 검심은 깨지고 말았다.

마비마는 자기 눈으로 보고 있음에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그의 눈앞에 일어나고 있는 건, 「적절영」의 눈속임과는 완전히 달랐다.

한 자루의 화염으로 된 검.

몇 초전까지만 해도, 나찰인의 손엔 절대 아무것도 들려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 화염의 검은 진기만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인가?

「검신(劍神)……」

마비마는 스스로에게 중얼거렸다.

이런 무공, 마비마가 아는 건 오직 하나였다.

태허검기 제5온, 신온(神蘊).

정신이 검이 되어, 검기를 스스로 만들어 낸다.

오직 적연진인과 다섯째 사저만이 쓸 수 있는 절세의 기술이었다.

지금 이 순간, 그것이 금발의 나찰인의 손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 완전한 충격은 마비마의 검심(劍心)을 산산조각 내버렸다.

끓어오르는 투지는 검심의 또 다른 형태를 만들어내갔다.

더 이상 잔잔하지도 않고, 맑지도 않다.

그것은 바로

희열

흥분

쾌락

만족

기대

갈망

행복……

「당신, 각오는 되었나?」

나찰인이 물었다.

금발의 남자는 붉고 긴 검을 손에 쥐고 있었다. 그 검의 검신은 불꽃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그 검을 쥔 손은, 검이 내뿜는 강렬한 불길에, 이미 숯처럼 검게 타버려있었다.

「각오는 되었나?」

——그 모습은 마치 염라가 보낸 사도처럼 보였다.

마비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미 말하는 법조차 잊어버린 듯하였다.

얼마 만일까? 적연 사부가 자신의 얼굴에 검상을 남긴 이후일까? 정말 얼마 만일까?[\s]

그동안 이렇게까지 두려울 정도로 위협받은 적도, 염라국이 이렇게까지 가깝게 느껴진 적도 없었다![\s]

다시는 없을, 모든 게 완전히 타버리고 말 절경(絕境)에 이르렀다.

오거라, 오거라!

와라, 나찰귀!

내 모든 힘을 써 네 검을 받아내마!

주변의 진기가 마비마의 몸속의 모든 경혈로 쇄도해왔다.

몸이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몸이 어떤 부상을 입을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그 일검(一劍)을 기다릴 뿐이었다!

나찰인이 검을 휘둘렀다. 칼날이 공기를 가르며, 소리를 내었다.[\s]

수검형, 화검형…… 태허검기 최강의 방어 초식들이 하나씩 마비마의 머릿속을 스쳐갔다.

결과는 놀라울 게 없었다.

마비마는 깨달았다. 그 절대적인 파괴력을 가진 일검이 이르면,

어떠한 방어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원래, 검이란 이렇게 두려운 물건이다.

마치 붉은 사신과도 같은.

원래, 생명이란 이렇게 순수한 것이다.

그저 한 묶음의 횃불과도 같은.

원래, 죽음은 오늘 찾아올 것이었다. 늦지도 서두르지도 않고.

하지만, 검신의 손에 패배한 것이라면, 죽어도 무얼 후회하랴?

————

망아지

————

마비마의 눈에 소미의 웃는 얼굴이 비쳤다.

불길이 다가온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s]

태운다, 태운다, 태운다.

————————그리곤

——————

————

———

불길이 멎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