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이 움직인다![\s]

대검 「적절영」이 산도 부숴버릴듯한 기세로, 모래 언덕을 말아올렸다.

검이 움직인다![\s]

소상의 헌원이 곧바르게 나아간다. 그것은 「순진(瞬塵)」이었다!

수검(守劍)도, 화검(化劍)도 아닌, 개검(開劍)이었다!

개검 대 개검——[\s]

속임수도 없었고, 후회도 없었다!

목숨을 건 도박, 사느냐 죽느냐, 이소상은 이미 마비마와 동귀어진하기로 마음먹은 것처럼 보였다——[\s]

하지만, 실은 조금 달랐다.

개검으로 받아칠 생각을 한 건, 「진풍」에 당했을 때였다. 노란색과 파란색의 나선 속에서, 이소상과 나찰인은 짧은 순간 눈이 마주쳤다. 「……」

그 녹색 눈은 속이 텅 빈 것 같았지만, 흔들림 없이 자신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때…… 이소상은 완전히 확신했다.

[em italic]나찰인이라면 분명 도와줄 거야![/em]

나찰인이 도와준다면——

분명 지지 않을 것이다!

머릿속에서 각본이 쓰이는 와중에, 승부를 정할 순간이 왔다.

모든 걸 쏟아 부운 두 검을 뒤로, 나찰인이 왼손을 들어 올렸다.

금색의 십자가가 그의 손안에서 구현되더니, 폭발하듯 사라졌다——[\s]

그것은 천명파의 삼대 보물 중 하나, 「유다의 서약」이었다!!!

고대의 신이 남긴 법구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보이지 않는 사슬들이 마비마를 향해 날아가, 그를 옭아맸다!

목표…… 지정!

진기…… 봉인!

3일 전 밤, 이소상과 「노응」의 목숨을 건 싸움과 같은 일이 다시 한번 재현되었다.[\s]

갑자기, 마비마의 가슴에 격동이 느껴지더니, 진기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em italic](뭐——?[/em][\s]

[em italic]이게 무슨——?)[/em]

눈 깜짝할 사이, 마비마는 머리를 빠르게 굴려, 원인을 파악했다. [em italic](나찰귀!!!)[/em] 억누르던 기대와 쾌감이 갑자기 폭발했다. [em italic](드디어 움직였군!!!!)[/em] 「좋다!!」 마비마는 크게 소리쳤다. 「덤벼라! 이래야 재밌지!」

그가 검에서 손을 놓았다![\s]

——산붕의 기세는 이미 완성되었다. 더 이상 힘을 가할 필요도 없는듯했다.

진기를 막아도 이를 멈출 방법은 없었다![\s]

그 거대한 칼, 적절영은, 압도적인 무게와 힘을 가지고, 앞으로 쇄도해나갔다!

동시에, 마비마는 왼손으로 주먹을 날렸다. 그것도 개검·산붕이었다——

진기를 잃어버려도, 그는 여전히 태허 제6검, 수많은 싸움을 겪어온 마비마였다!

온전히 근육의 힘만으로 헌원의 검신을 강력하게 때려, 하늘 위로 날아올렸다.

슉——[\s]

그리고[\s]

쾅——

헌원이 마비마의 정수리를 스쳐가며, 그의 긴 머리를 몇 가닥 잘라내었다.[\s]

적절영은 소상 바로 옆으로 날아가며, 엄청난 흡인력으로 그녀의 작은 몸을 뒤로 끌어당겨, 땅바닥에 쓰러뜨렸다.

그녀의 왼쪽 어깨는 적절영과 너무 가까웠던 나머지, 모래의 흐름에 휘말려, 뼈가 드러날 정도로 상처를 입었다.[\s]

새로운 고통과 이미 가진 고통이 한꺼번에 몰려와, 소녀의 뇌에 들이닥쳤고, 그녀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마비마는 승리했다. 그는 「산붕」 한 가지 기술만을 썼다.

하지만, 마비마는 패배했다. 그는 「산붕」 을 한 번만 쓴 게 아니었다.

이소상의 최후의 일격 「순진」, 그것은 개검 중에 가장 빠르고 정확한 초식이었다.

만약 「순진」을 쓰지 않았다면, 소상은 적절영이 만든 산붕 앞에서, 절대 마비마에게 위협이 될 수 없었다.

하지만 「진풍」이 아닌 「순진」이었기에, 마비마는 순전히 힘만으로 그것을 받아칠 수 있었다.

운이 좋았던 걸까? 순전히 운만은 아니었다.[\s]

그의 상대의 초식을 보고 대처하는 기교가 현묘하고 매우 적절하기 때문이었다.[\s]

결국, 실력이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

또 하나의 생사를 건 결투.[\s]

마비마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s]

전력을 다할 가치가 있는 상대였다.

멀지 않은 곳에, 나찰인이 가만히 서있었다. 그의 얼굴엔 미소가 사라졌고, 더 이상 여유로움도 보이지 않았다. 「손을 댔구나.」 「네 녀석——드디어 손을 댔구나?!」

[em italic]아, 정말 좋군! 저 녀석도 감정도 눈물도 없는 인형은 아니었다!

그 냉혹해 보이는 얼음 속에도, 타오르는 불길이 있었나 보군![/em]

마비마의 기쁨이 절정에 달했다. 퍽!

진기가 담기지 않은 주먹이, 나찰인의 뺨을 때렸다.

공격할 거라는 걸 알았음에도, 나찰인은 대응하지 못했다.

그의 몸이 모래 바닥 위로 내던져졌다.

나찰인은 비틀거리며 다시 일어났다.

「……무슨 재주를 부린 거냐? 내 진기를 틀어막다니.」 거한은 금발 남자에게로 걸어갔다. 「고대 서남 지방에 『현천화기(玄天化炁)』라는 특이한 기술이 있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네가 쓴 것과는 다르다. 어떻게 내 진기를 봉인한 거지…… 독을 쓴 거냐? 흠, 언제 날 중독시킨 거지?」 「뭐, 됐다. 나도 신경 쓰지 않는다.

중요한 건, 넌 이미 그 행동으로 내게 싸움을 걸어왔다는 것이다.

마비마는 나찰인 앞에 멈춰, 그 남자를 거리낌 없이 살펴보고 있었다.

가는 모래에 긁힌 상처와 뒤섞인 선혈이 그의 잘생긴 얼굴을 흐트러뜨렸다.

하지만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허리를 곧게 피고는, 그 기이한 녹색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검을 회수하지 않을 건가?」 나찰인이 물었다. 「음? 신경 쓰지 마라. 내가 필요하다면 그때 가지러 갈 것이다.」 「게다가, 네가 진기를 막아버린 이상, 『적절영』에 너무 의지하는 건 오히려 날 불리하게 만들 것이다.」 「……」 마비마는 나찰인의 시선을 따라 뒤를 흘끗 쳐다보곤, 웃음을 참기 어려워했다. 「네가 그 아이를 신경 쓰는 건 잘 알고 있다. 걱정하지 마라. 그 아이는 괜찮다.」 「지금 너는 그 아이를 걱정할 필요도, 도망칠 방법을 궁리할 필요도 없다——그저 네가 가진 모든 걸 꺼내, 날 죽이면 모든 게 해결된다. 뭐, 네게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닐 테지?」 나찰인은 침묵했다. 뭔가를 생각하는 듯 보였다. 「그럼, 내 일검(一劍)을 받아보고 싶은 건가?」 「뭐?」 마비마는 순간 멍하더니, 이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네 일검을 받고 싶어? 입은 살아있군! 재밌군! 좋다. 네가 어떤 무공을 가졌는지 한번 봐야겠다. 검이 필요한가? 그 아이의 헌원? 네가 원한다면 내 적절영을 빌려도 된다.」 나찰인은 시선을 내리며, 한숨을 쉬었다. 「필요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