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손을 뻗어, 태허검기 기수식 「계검·열공(啓劍·裂空)」을 갖췄다.
마비마의 목소리는, 기쁜 건지 짜증 나는 건지 분간이 안 되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모습은 이미 사라졌다.
아니, 사라졌다기보다는, 움직임이 너무 빨라 눈으론 포착할 방법이 없었다.
그저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 가늘게 떠는 공기, 가까이 느껴지는 살의만이 그의 존재를 경고하는 듯했다.
순식간에, 마비마는 이미 이소상과 나찰인의 앞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는 한쪽 손을 뻗었다. 보기엔 별로 이상할 게 없었지만, 그것은 태허 개검형의——
개검·진풍(開劍·震風)이었다!
만약 3일 전의 소상이었다면, 분명 속절없이 당해버렸을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소상은 그때와는 달랐다.
그녀의 마음속은 밝은 거울과도 같아, 바깥세상이 그대로 비치는 듯했다.
마비마의 움직임은 그녀의 마음속의 호수에서,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며, 천천히 움직이다, 순간 완전히 느려졌다.
공허함와 명료함에 들어선 그 찰나, 그녀는 그 남자의 초식을 포착해낼 수만 있는 게 아니라, 최적의 응수를 취할 수 있었다.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소상은 오른손을 튕겼다.
천에 감싸인 헌원검이 하늘로 튀어 올랐다.
검신이 선회하여, 칼날은 정확하게 그 남자의 손바닥을 향하게 되었다. 흠잡을 데 없는 솜씨였다.
[em italic]——이걸로 공격을 멈추길![/em]
이소상은 그렇게 바랐다.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쇠를 끊고 바위를 가르는 이 신의 무기가 마비마의 손바닥을 둘로 갈라버릴 것이었다.
하지만, 그 남자의 손은 주저 없이 헌원검을 향했다.
마치 그것이 쇠도 잘라내는 신검이 아니라, 연약한 대나무라도 되는 듯.
남자는 새끼손가락을 조금 움직이는 걸로, 헌원검을 받아냈다.
세 번째 손가락이 검신이 닿자, 손목을 튕겨, 그 보검을 흘려보냈다.
[em italic color=#FAFAD2](화검형 「월로(月鷺)」…… 어떻게 이게 돼?)[/em]
어떻게 그렇게 빠르고 정확하게……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한 거지!?
눈 깜짝할 사이, 그 손은 다시 펼쳐지며, 그녀를 향해 공격해왔다.
소녀는 팔을 들어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유연하면서도 강한 손바닥이 소상을 때렸다. 그녀는 입을 벌린 채, 압축된 공기가 터져나가는 소리와 함께, 뒤로 튕겨나갔다.
그 일격은 여전히 개검——「진풍」이었다!
그녀의 작은 몸은 사막에 쳐박혔다. 부드러운 지면이 대부분의 충격을 받아주었지만, 소상은 고통에 신음했다.
선혈이 입과 코에서 흘러넘쳤고, 정신도 혼미했다——맞은 곳은 크게 아프진 않았지만, 소녀는 이미 싸울 수 없게 되었다.
강한 곳을 피해 허점을 노린다. 가장 방어력이 높은 단단한 곳을 역이용해, 약점으로 만들어버린다.
——태허개검형의 「진풍」이 바로 그랬다. 진기를 이끌어내, 강렬한 진동을 만들어내는 특이한 검식이었다.
무방비로 맞은 일격에, 소상의 몸에 상처는 없었지만, 심각한 내상을 입었다.
가장 큰 부상을 입은 곳은 머리였다. 여전히 그 격렬한 진동의 여파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소상은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하늘이 빙빙 도는 듯했다.
하늘과 땅, 파란색과 노란색이 뒤섞여 나선을 이루었다.
나선——
쿵.
그녀는 무릎을 꿇었다. 눈가에서 새어나오는 선혈이 그녀의 시야를 흐리게 했다.
그녀는 힘을 쥐어짜 앞을 바라봤다.
그 뒤틀린 세상 속에, 그녀가 포착할 수 있던 건,
비취처럼 보이는 나찰인의 눈동자뿐이었다.